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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가 대구시 정무직 공무원 3명이 홍준표 대구시장 SNS를 추천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을 두고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비판 논평을 두고 형사 고소를 한 대구시 공직자를 향해 “힘 없는 야당과 언론에 대한 재갈물리기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장수 대구시 정책혁신본부장 등 정무직 4명이 자신을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한 일을 두고 비판에 나섰다. 대구시는 5월 들어 대구시정이나 공직자에 대한 비판 보도나 의견을 낸 언론과 정당을 향해 공무원 개인 자격의 고소를 이어가고 있다.
첫 고소는 지난 2일 이뤄졌다. 이날 정장수 정책혁신본부장 등 정무직 공무원 4명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논평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민주당이 홍 시장과 정무직 공무원들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내면서 자신들을 ‘환관’이라 지칭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정 본부장 등은 고소 사실을 알리면서 “피고소인(강민구 위원장)이 사실관계를 조금이라도 확인해보았다면 선거법 위반 주장이 허위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악의적으로 고소인들을 비방하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들의 SNS 활동이 선거법 위반 혐의가 없다고 항변한 것이지만, 선관위는 여전히 그들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대구선관위는 정 본부장, 이종헌 신공한건설본부장, 이시복 정무조정실장, 손성호 비서실장 등이 홍 시장 페이스북을 추천한 행위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냐는 민주당 물음에 “정장수, 손성호, 이종헌은 우리 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고, “이시복 관련은 수사기관으로 문의하여 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강 위원장은 “사실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니 저희도 선관위에 사실 관계 확인을 해봤다. 저를 고소한 4명은 본인들에 대한 어떠한 상황에 대해 선관위에 직접 질의한 적이 없다”며 “황당하다. 고소인이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고 고소를 하는 이런 상황은 처음 봤다”고 힐난했다.
강 위원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 고소·고발전을 벌이는 것이냐. 민주당 대구시당 논평 어디에 사실 적시가 있나? 어떤 것이 명예훼손이 되었다는 것인가? 이런 것으로 야당의 입을 묶고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언론을 묶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 공직자들의 고소는 지난 2일 이후 두 차례 더 이어졌다. 4일에는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이 강 위원장의 SNS 글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고 밝혔고, 9일에는 이종헌 신공항건설본부장이 신공항 정책을 비판적으로 짚은 대구MBC 기자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대구시 공직자들이 잇따라 언론과 정당을 향해 고소를 남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정의당 대구시당은 정치적 사안을 사법적 판단에 맡기는 정치의 사법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10일에는 대구참여연대가 홍 시장과 그 측근들이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제왕적 권력을 과시하는 반민주적 퇴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MBC 기자회도 15일 논평을 내고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라”며 취재거부 등 일련의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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