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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된 대구 A 동물원 운영자 B(52) 씨에게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이번 사건은 동물원 운영자가 동물학대죄로 기소된 최초 사례로 관심을 받았다.
19일 대구지방법원 제2-2형사부(재판장 손대식) 심리로 A 동물원과 운영자 B 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A 동물원은 동물원수족관법, B 씨는 A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동물보호법,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원심 재판부는 A 동물원에 300만원 벌금형, 운영자 B 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내리고 벌금 300만 원, 8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피고인과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 (관련기사=법원, ‘동물학대’ 동물원 운영자 징역 1년 집유 선고(‘22.09.20))
이날 재판에서 B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다른 업체가 운영하던 동물원을 인수하면서 수수료 정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처음부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 사태도 겹쳐 동물원 관리가 어려웠다”며 “피고인이 처음부터 고의를 가지고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했거나 동물 등록을 누락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관리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굉장히 반성하고 있다”며 “다른 동물원을 운영하고 있는 피고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동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B 씨는 재판부에 “제가 동물원을 인수할 당시부터 불법 (사육하던) 동물들이 있었고, 관리를 떠맡겨 불가피 하게 맡게됐다. 이 과정에서 저에게 금전적 손해도 있었다”며 “그때 (동물들) 관리를 잘했으면 하는 후회가 든다. 비싼 동물을 제가 방치하고 죽게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정상참작을 해달라”고 말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동물원은 2020년 종양이 생긴 낙타를 치료 없이 방치해 죽게 했고, 죽은 낙타를 맹수의 먹이로 주기도 했다. 같은 해 동물원의 생물종과 멸종위기종 현황 변경 내역 및 보유 개체수 목록과 사체 관리에 관한 기록도 하지 않았고, 2019년에는 일본원숭이 등 국제적 멸종위기종 8종을 환경부에 등록하지 않고 사육했다.
선고 재판은 내달 9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녹색당 대구시당은 이날 법원 앞에서 피켓팅을 통해 재판부에 피고인의 엄벌을 요구했다. 박소영 동물권위원장은 “피고인은 동물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동물을 재산권 측면에서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동물권에 대한 감수성이 없는 피고인이 현재도 실내동물원을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도 동물원 내 동물학대가 재발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엄벌에 처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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