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망 달성군 복지법인서 또 학대···아무도 안 말렸다

장애인 어머니가 시설 직원 장애인 학대 장면 CCTV 적발···직원은 징계 없이 사직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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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소재 한 장애인 시설에서 종사자가 장애인에게 신체·물리적 학대를 가하는 일이 또 발생했다.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보유 다른 시설에서도 거주인 질식 사망, 장애인 학대 등이 여러번 확인돼 장애인 단체는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자폐성 장애인 A(34) 씨의 어머니 유향숙(57) 씨는 4월초, 달성군 장애인 D 주간활동서비스센터에 다녀온 A 씨 행동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 A 씨는 집에서도 안정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씨는 아들이 몸 곳곳에서 꼬집한 자국과 멍을 확인했고, 시설 CCTV를 직접 확인했다.

유 씨는 CCTV에서 아들을 전담하는 D 센터 사회복지사가 아들의 가슴, 등, 턱, 볼 등을 강하게 꼬집거나 찌르는 모습을 확인했다. 복지사의 가해 행위 전후에 아들이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복지사가 가해 행위를 하면서 아들이 놀라는 모습도 확인됐다.

복지사가 아들에게 가해 행위를 할 때 주변에 다른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지만, 이를 만류하는 이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유 씨는 아들에게 가해를 한 복지사가 시설 밖에서 아들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는 다른 장애인의 증언도 확보했다.

유 씨는 CCTV를 확인하기 전까지 D 센터 측에 미리 학대 사실을 설명 듣지 못했고, 사회복지사는 학대를 신고할 의무가 있는데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D 센터의 학대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D 센터는 유 씨가 항의한 후에야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사건을 신고했고, 가해 복지사에게 별다른 처분 없이 사직서를 처리했다.

▲유향숙 씨가 기자회견에서 학대가 발생한 시설 운영 복지법인 설립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유 씨는 “(D 센터에 갔더니) 센터장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다른 선생님들은 죄송하다고, 자기들도 (가해 사회복지사를) 내보내려 했다고 하더라”며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 신고도 하지 않고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이, 그 학대 상황을 보면서 누구 하나 말리지 않은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확인 이후 가해 직원이 사직서를 냈는데 사직이 아니고 해고해야 한다”며 “내가 문제를 지적하고야 신고는 했다지만, 지적하지 않았으면 은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대 사건이 발생한 D 센터는 W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센터다. W 복지재단은 최근 여러 장애인 학대 사건, 사망 사건이 발생한 달성군 H 시설을 운영하는 재단이다. 사망 등 사고 발생 당시 H 시설 원장이 현재 D 센터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관련 기사=달성군 장애인거주시설서 잇따른 학대···질식사, 투약 늦고, 뼈 삼켜 개복수술도(‘23.4.4))

D 센터 원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다. 꼬집고 뺨 때린 것은 아직 조사 중이라서···직원은 사직했을 것”이라며 “(은폐 의혹은) 아니다. 그날 (사건이) 있고 나서 바로 신고를 절차대로 했을 거다. 아마 바로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장애인 학대 사건에 유 씨를 포함해 관련 단체는 달성군에 W 복지재단 설립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9일 오전 11시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달성군청 로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이 무책임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9일 오전 11시 달성군청 로비 입구에서 장애인 학대 사건이 재차 발생한 W 재단 설립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H 시설에서 2014년부터 장애인 학대가 확인되고 2021년 사망사건으로 이어졌다. W 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인 D 센터에서 또 학대와 방관이 발생했다”며 “CCTV에 학대 장면이 나오는데 어느 누구도 제재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대가 여러차례 발생한 시설에 달성군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달성군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결국 장애인 학대를 불러온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달성군 측과 면담이 진행됐지만, 특별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