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분신 사망···대구 추모 분향소 운영 시작

대구 민주노총·지역단체, 2주간 운영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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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진보정당과 노조·시민단체가 2·28기념중앙공원에 분신 사망한 건설노동자 故 양회동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구민중과함께, 대구진보정당연석회의,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는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분향소를 설치하고 건설노조 탄압 중단, 책임자 처벌, 윤석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8일 오후 2시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건설노동자 故 양회동 씨 추모 분향소가 설치됐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헌화하고 시민 헌화도 가능하도록 분향소 운영을 시작했다. 분향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이날부터 약 2주간 지속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건설노동자를 포함해 주최 측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이 비극을 불렀다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화물노동자에게 향해있던 윤 정권 칼날이 이제 건설노동자를 향해 있다”며 “2022년 산재 사망 노동자 644명 중 341명이 건설노동자다. 가장 많이 죽고 가장 취약한 노동자에게 칼을 겨눴고 결국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가 분신하기에 이르렀다”고 규탄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개악, 최저임금 차등 적용, 과로사 한국 사회에서 윤 정권 폭주는 더 큰 비극을 초래할 것”이라며 “더 이상 이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동자 故 양회동 씨 추모 분향소에 헌화하는 건설노동자.

조승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장은 “얼마나 억울하면 생때같은 자식과 부모님을 뒤로하고 법원 앞에서 분신했겠나”라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다가 노조 들어와서 인간답게 살아보나 생각했다. 노조 때려잡기에 재미들인 윤 정권 퇴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우 대구민중과함께 상임대표(민주노총 대구본부장)는 “윤석열은 반노동을 넘어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마저 짓밟고 있다”며 “양회동 열사와 건설노조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탄압해 헌법을 짓밟았다. 윤 석열이 퇴진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민생 파탄, 굴욕외교로 지지율 하락을 자초해 놓고 희생양을 찾고 있다”며 “화장실, 휴게시설도 없고 눈치껏 쉬어야 하고 무시당하던 현장에서 노조 하면서 권리를 쟁취한 게 죄인가. 윤 대통령의 ‘건폭’ 몰이가 양회동 동지를 죽음으로 몰았다. 진보정당도 양 동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故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