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을 후원합니다] 다윗에게 짱돌을 보내자 / 김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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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민이 조중동을 능가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모름지기 그런 세상이 되었다. 디지털 혁명이 그걸 가능하게 했다. 종이에 찍힌 뉴스가 아침이슬을 맞으며 현관문을 두드리기 전에 세상 소식은 밤사이 인터넷을 타고 안방 문지방을 넘는다. 윤전기가 돌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배달 트럭의 신세를 져야 할 이유도 없다. 그렇기에 뉴스민은 조중동을 이길 수 있다. 뉴스민은 기성 공중파 방송과도 괄목상대할 수 있다.

    뉴스민이 전통 미디어보다 나을 수 있는 것은 속도만이 아니다. 뉴스민은 기성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혹은 다룰 수 없는 뉴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뉴스민은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독립언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뉴스민이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보면 정치 사회적으로 힘없는 사람들의 문제, 사회의 그늘진 곳의 문제, 우리가 새로 직면하고 있는 전환기적 문제, 힘과 돈 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의 문제 등을 우선 다루고 있다. 이는 기성 언론이 취하기 어려운 경향이다. 그러나 뉴스민은 그것을 해 냈다.

    뉴스민은 ‘독립언론’이기 때문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기성 언론을 넘어서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뉴스민이 뉴미디어 시대의 독립언론으로서 속도와 내용에서 기성 언론의 벽을 넘는다는 건 현재 생각으로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뉴스민이 기성 언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지 ‘넘어섰다’는 것은 아니다. 뉴스민이 ‘독립언론’으로서 진가를 발휘하려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현실적 힘이 필요하다. 독립하겠다는 의지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정부 지원, 광고 시장의 지지에 얽매이지 않고 뉴스민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뉴스민 천용길 대표가 밤낮으로 ‘알바’를 뛰는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는 뉴스민을 건사하기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의 꿈은 제대로 된. 지속가능한 독립언론의 터를 닦는 것이다. 안쓰럽다. 애처롭기까지 하다. 대표의 ‘알바’로 어디 그것이 해결될 리가 있겠는가. 뉴스민 기자들의 열정과 헌신만으로 어디 그것이 해결될 리 있겠는가. 기약 없는 박수와 칭찬만으로 어디 그것이 해결될 리 있겠는가.

    뉴스민이 이른바 전통 매체라 부르는 기성 언론과 겨루기를 바란다면, 뉴스민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롭기를 바란다면 아니 권력과 자본을 견제하기를 바란다면, 뉴스민이 거대한 기득권을 넘어서는 다윗이 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의 손에 ‘짱돌’을 들려줘야 한다. 상찬과 격려도 필요하다. 하지만 뉴스민이 제구실하려면 ‘짱돌’이 있어야 한다. 야무지고 날렵한 짱돌이 필요하다. 큰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것은 다윗의 짱돌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상한 하방’ 후 대구에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호방하고 담대한 리더로 보이고 싶은 홍 시장의 꿈 때문인지 정책 결정의 일방주의가 꼬리를 물고 있다. 풀뿌리민주주의는 막히거나 거꾸로 돌아가고 있으며 언론에 대한 무례는 도를 넘고 있다. 무례 정도가 아니라 가히 폭주 수준이다. 최근 홍 시장은 대구의 모 방송에 대해 ‘취재를 거부할 자유’를 선포했다. 대구시 정책에 대한 그 방송의 언급이 마뜩하지 않다는 얘기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시민의 공복이며 세금으로 보수를 받는 공인이 ‘취재를 거부할 자유’를 들어 언론을 압박할 수 있는 것인가? 사실이 아닌 보도를 했으면 바로 잡는 사실을 제시하고 또 거기에 잘못이 있었다면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다. 방송과 입장이 다르다면 반박을 하면 될 일이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취재 거부’ 선언은 그런 것과 전혀 차원이 다른 얘기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생각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그런데 문제는 홍시장만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일 수도 있는데, 대구 지역의 언론의 미지근한 태도다. 전반적으로 대구시장의 일방주의에 숨을 죽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극적이다. 시민을 대신하여 ‘질문하는 자’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는 건가? 아쉽기 짝이 없다.

    이 상황 때문에 뉴스민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으며 독립언론으로서 기대가 모이고 있다.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돋보이고 기대가 모이는’ 만큼 힘이 든다는 사실이다. 뉴스민이 지속 가능한 독립언론으로 제구실하기를 기대한다면 뉴스민의 손에 ‘짱돌’을 보내주어야 한다. ‘짱돌’이 있어야 다윗 노릇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윗 뉴스민에게 ‘짱돌’이 필요하다.

    김태일 전 장안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