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포럼 분권과 통합’ 창립···총선 출마와 관계는 선 그어

“홍준표 시정, 할 말 많지만 1년은 지켜보며 잘 되길 응원”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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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근 1년 만에 공식 행보에 나섰다. 3일 권 시장은 자신을 중심으로 ‘포럼 분권과 통합’를 창립하고, 상임고문으로 지방분권 개헌을 위한 전국적인 시민운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권 시장은 포럼 창립이 내년으로 예정된 국회의원 선거와는 관련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국회의원이 포럼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 중에 하나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10분께 권영진 전 시장은 창립총회가 예정된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럼 창립 의미와 내년 총선 출마 여부, 홍준표 시정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권 시장은 포럼의 가치를 ‘지방분권’, ‘균형발전’, ‘국민통합’에 두고, 국민운동을 통한 상향식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이뤄내는 데 목표를 둔다고 설명했다.

▲3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포럼 분권과 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권 시장은 “우리나라가 독립 후 눈부신 성장을 했는데 성장에는 명암이 있다. 어두운 부분 중 하나가 양극화이고, 그동안은 계층 간 양극화였는데 지금은 더 심각한 것이 지역 간 양극화”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극심한 양극화, 불균형인 이 나라를 두고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지방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선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국민통합의 가치를 반드시 실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부나 정치권이 추진했던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실패했다”며 “대통령마다 지방분권을 약속했고 균형발전을 약속했지만 점점 더 지방은 권한이 없어지고 피폐해지고,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국민운동을 해야 한다. 지방분권 개헌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전 시장은 포럼 출범과 내년 국회의원 선거의 관련성에 대한 물음에는 “포럼은 제 정치 대의와 관계가 있지만, 선거와 관계가 없다”며 “남은 정치의 소명을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국민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두겠다는 뜻에서 포럼은 저의 뜻과 같지만, 내가 어딜 출마하고 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권 전 시장은 “많은 분들이 제가 내년에 출마할 거다. 또 어디에 출마한다고 예측을 하는데, 솔직히 지금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국민통합의 가치를 실현하는 여러 길 중에 하나는 국회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끝으로 권 전 시장은 홍준표 시장이 바꿔놓고 있는 대구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좀 지켜볼 생각”이라며 “전임 시장으로서 후임 시장에 대해 1년은 지켜보면서 잘 되길 바라고 응원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할 말은 많지만, 지금은 지켜보면서 잘하시길 응원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3일 권영진 전 대구시장을 중심으로 한 ‘포럼 분권과 통합’이 창립했다.

한편 이날 포럼 창립총회에는 400여 석의 객석이 부족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배지숙, 장상수 대구시의회 전 의장을 포함한 전현직 지방의원과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등이 현장을 찾았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영상을 통해 창립을 축하했다. 정희용 국회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군), 최기문 영천시장은 축전을 보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초청 강연 연사로 나서 ‘지방시대 대전환’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