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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경북 예천군 보문면 내성천변 왕버드나무 벌목을 두고, 군의 해명이 사실관계와 다르다며 재차 비판에 나섰다. 예천군은 통행 장애 벌목인 ‘지장목’ 제거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 간 보문면 내성천 미호교~오신교 사이 3km 구간에 자생하던 왕버드나무 군락을 벌목했다. 보문면 행정복지센터는 주민 민원에 따라 통행에 방해가 되는 벌목인 ‘지장목’으로 판단했다. 이에 예산 2,000만 원을 확보하고, 업체를 선정해 벌목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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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동네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하다는 민원을 이장님이 대표해 전달해주셨다. 사업 시행 후 주민들 반응도 괜찮다”며 “그동안 특별한 안전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지가 늘어져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고 들었다. 쓰레기 불법 투기와 생태교란식물인 가시박 제거도 할 겸 벌목 하게 됐다. 오래된 나무나 가지를 일일이 분류하기 어려워 일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예천군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제방변에 심겨진 왕버드나무들은 모두 강 쪽으로 기울어 있어서 반대편인 임도 쪽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며 “수목 제거를 통해 경관 개선이나 안전 확보가 전혀 무관하다. 군에서 민원의 적절성 여부도 살피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필요하다면 문제가 되는 곳만 일부 나무만 베도 될 것인데, 싹쓸이 벌목을 한 것도 납득이 안 된다. 쓰레기나 가시박 제거를 위해 수목까지 모두 제거한다는 것은 어리석고 과도한 행정”이라며 “게다가 현재 벌채된 자리에서 가시박이 조밀하게 싹을 틔웠다. 가시박 제거도 씨앗이나 새싹 제거를 통해 없애는 것이 합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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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구환경운동연합 측은 수령 100살에 이르는 직경 1미터(m)의 왕버드나무도 잘려나갔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들은 “예천군이 무분별하게 수 십 년 된 왕버드나무 군락을 베어내 생태·경관적 가치를 해쳤다. 행정 관계자들의 빈약한 생태 감수성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하천 식생이 사라져 홍수 시 유수 조절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하천을 위험하게 만든 셈”이라고 비판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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