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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청사 건립을 두고, 달서구에서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달서구의원은 구청장에게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웠고, 주민단체는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서로 의견이 다른 주민단체들이 함께 의회 방청을 하면서 긴장감도 조성됐다.
25일 오전 손범구 달서구의원(국민의힘, 성당·감삼·두류동)은 제296회 임시회 2차 본회의 구정질문을 통해 신청사 건립 원안을 고수하는 이태훈 달서구청장을 날서게 비판했다.
손범구 의원은 “달서구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전반적으로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한다. 선사시대로, 에코전망대, 별빛천체과학관 등 돈 쓰는 정책은 많지만 돈 버는 정책은 없다”며 “구청장님은 경기 침체와 대구시 부채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신청사를 랜드마크로 건립하자는 동떨어진 주장을 무리하게 강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장의 집요한 고집으로 시장과 의견 차이가 생기고 대립 관계가 형성돼 구 예산 확보와 신청사 건립이 어려움을 겪는 건 아닌가 한다”며 “공공용지로 주변 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일부 부지를 상업적으로 용도 변경해서 달서구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신청사 건립 예정지가 백지화될까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구청장은 “아침에 주민을 동원해서 의원님이 집회를 하지 않으셨냐. ‘구정은 구청장이 시청사 이전은 시장님께’라는 플래카드가 있던데, 신청사 이전에 관해서 왜 나에게 묻냐”라며 “의원님은 신청사에 대한 ‘꿈’은 없고, 부동산 입장만 대변하시는 것 같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쇼핑몰 옆에서 그 덕을 보는 시청이 아니라 시민들이 요구하는 친환경, 광장, 문화가 있는 시청을 만들어야 한다. 저는 250만 대구시민이 합의한 내용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며 “백지화를 운운하시는 의원님이 선을 넘고 있다. 주민들이 들으면 불편할 거다. 협박이 아닌가. 시청사 유치할 때 의원님은 뭐하셨냐”고 답했다.
손 의원과 이 구청장은 약 50분간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면서 여러차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김해철 의장이 세 차례 가량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신청사 건립에 대한 의견이 다른 주민단체들이 방청석을 가득 채워 구정질의 과정을 지켜봤다. 의회사무국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청원 경찰을 배치하고, 의장도 여러 차례 질서 유지를 당부했다.
본회의에 앞서 신청사 부지 일부 매각을 통한 조속한 건립을 주장하는 주민단체는 달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대규 ‘달서구 발전 시민연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홍준표 시장과 이태훈 구청장이 파워게임을 하지 말고, 250만 대구시민에 맞는 신청사 건립을 위한 첫 삽을 하루 빨리 떠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원안대로 신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주민단체 측은 별도 집회 없이 의회 방청에 참여했다. 이병호 ‘시청사 바로세우기 시민연대’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일부 매각해서라도 시청사를 빨리 짓자는 쪽은 일부다. 재산 피해를 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시청은 우리 시민들이 결정한 대로 원안대로 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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