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면 방류한다는데···이철우 지사 “후쿠시마 오염수 한국 오려면 4~5년”

도민은 생물농축 우려하는데··"건강·지역 경제도 우려"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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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한국 오려면 4~5년 걸린다. 불안감 조성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류 설비 공사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일본 언론은 오는 7월을 오염수 방류 시점으로 전망했다.

25일 경상북도의회 제339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김원석 경북도의원(국민의힘, 울진군)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예정된 상황에서 경상북도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며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올해 상반기에 약 130만 톤의 후쿠시마 오염수를 최소 30년에 걸쳐 방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경북 동해안 수산업계에 큰 피해 예상되는데, 경북도의 대응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며 “오염수 방출 시 수산물 소비 심리위축 피해가 발생하고 관광 피해도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경북도는 오염수 방류로 인한 어업계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봤나. 실효적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관련 김원석 경북도의원 질문에 답했다.

이철우 지사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도 단위에서는 문제를 더 확인해야 한다. 너무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오려면 4~5년 걸린다. 불안감을 주고, 장사도 안 되고 생선 안 먹게 만들면 누구 손해인가”라고 답했다.

이어 이 지사는 “좀 더 연구가 되고 난 다음에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고, 저희들도 나서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면 불안감 때문에 멀쩡한 생선도 안 팔린다”며 “방류해도 우리에게까지 절대 안 오고 시간이 많이 있다. 검토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언급한 오염수의 국내 도달 시기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다. 이들은 일본이 연간 22조Bq에 이르는 삼중수소를 10년간 방류했을 때를 가정하면 4~5년 뒤 한국 근해에 삼중수소가 섞인 오염수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해당 연구 결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토대로 도출한 결과이며, 삼중수소 외 다른 방사성 물질에 대한 예측은 아니다.

지역에서는 미온적인 오염수 방류 대응에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경주시청 앞에서 오염수 해양 투기를 규탄하고, 경주시의회에 결의문 채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6일에는 47개 대구경북지역 정당시민사회종교단체가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은 오염수 방류 시 방사성 물질이 생물농축을 통해 결국 시민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동해안권 주민은 일본과 가깝고 바다에 의지해 생활한다. 방사성 독극물은 결국 생물농축을 통해 식탁에 오를 것”이라며 “지역 대표 먹거리인 참가자미, 과메기, 대게, 고등어, 문어가 국민 기피 식품이 되어 경제적 피해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저장탱크를 더 건설하면 수십 년은 더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는데, 그 시간 동안 방사성 핵종마다 반감기를 거치기 때문에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금은 오염수를 가능한 오래 저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