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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반인권적 이주노동자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주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대구출입국사무소 앞에서도 집회를 갖고, 단속 추방 중단과 가사근로자법 개악안 폐기, 고용허가제 폐기 등을 촉구했다.
21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단은 대구출입국사무소 앞에서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와 함께 ‘이주노동자 투쟁의 날’ 집회를 열었다. 공동투쟁단은 집회를 통해 ‘비정규직 1,000인 선언문’을 발표하고, 연대 발언과 공연 등을 진행했다.
특히 5대륙을 상징하는 신호탄을 쏘는 ‘차별과 싸워라. Fight Discrimination!’ 퍼포먼스도 했다. 향후 공동투쟁단은 선언문 내용을 법무부와 국회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가 지난달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합동단속을 발표하고 대대적으로 단속 추방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주 가사노동자를 최저임금 적용에서 배제하는 가사근로자법 개악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과 단속 추방,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존재하는 배경에 반인권적인 고용허가제가 있다”며 “최초 3년 취업기간 중 사업장 변경이 3회를 초과할 수 없고, 재고용 1년 10개월 중에는 2회를 초과할 수 없다. 부당노동행위를 당해도 사장이 사업장 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미등록 불법 체류자가 된다”고 설명했다.
공동투쟁단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하다 죽거나 차별 받는 노동을 겪어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국적과 인종, 성별이 다르다고 해서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인간적인 권리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발언에 나선 대학생 조형우(중앙대) 씨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생존 경쟁과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 적정 임금과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깨뜨리기 위해 이주노동자와 청년의 연대가 절실하고 중요하다”며 “함께 현실을 바꿔야 이주노동자와 청년 모두에게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안준호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정부는 조선소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주노동자 인력을 확대했다. 노동 강도가 높지만 이주노동자 및 하청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다”며 “그런데 이주노동자는 건강 문제가 있어도 사업장 변경이 자유롭지 못하고, 사업주가 요구를 묵살한다. 오히려 비자 취소 협박까지 당한다. 이곳이 사람 사는 곳인가”라고 비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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