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감축?···학생 수 줄어도 과밀학급 해소 안 된다는 교육 현장

윤석열 정부 교원 정원 축소 전망
"과밀학급 심각한데 교원 줄여···일차원적 탁상행정"
대구경북 전교조 감축 반대 기자회견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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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교원 정원 감축 방침을 시사하자 대구·경북 교사 단체에서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그만큼 교원과 학급 수를 줄이면 과밀학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 맞춤형 학습지도 등 정책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교육 현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당정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단계적으로 교원 수를 감축한다는 방침을 논의했다. 교육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장에선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학교마다 학급 수를 줄이면 실제 교원당 학생 수는 증가하는 사례도 있어서 교원 업무 증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19일 전교조 대구지부가 대구교육청 앞에서 정부의 교원 정원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선 교사들은 학급 수 감소에 따라 교육활동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보였다. 전교조 대구지부가 지난 14일부터 5일간 학급 수 감소 학교 근무 교사 523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학급 수가 줄어도 업무량이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 중심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커졌다는 답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학급 수 감축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느냐는 질문에 ▲학급 수가 줄어도 업무량이 줄지 않았다(348명, 66.5%) ▲학급 수가 줄어도 학생 수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증가해, 학생 중심 수업 등 교육활동에 어려움이 커졌다(306명, 58.5%) ▲학급이 줄어든 만큼 교원 수도 줄어, 다학년 다교과 지도, 수업 시수 증가 등 수업 부담이 증가했다(220명, 42.1%)고 응답했다.

19일 전교조 대구지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원 정원 감축 중단을 촉구했다.

이영호 남도초등학교 교사는 “학급 수에 따라 교과전담교사도 배치되기 때문에 학생 수가 준다고 학급을 줄여 버리면 담임교사와 함께 교과전담교사도 줄 수 있다”며 “과밀학급을 고려하지 않고 학생 수에 맞춰 교원을 감축하는 것이 교육인가. 경쟁과 효율 논리에 교육이 퇴색된다”고 말했다.

김상천 경북대 사범대 윤리교육과 학생은 “코로나19 시절 교사들은 교육에 행정, 시기에 맞는 연구까지 하면서 업무 쳐내기 바빴다. 심지어 행정업무를 집에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학생 교육에 전념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교운영위원인 학부모 정유진 씨는 “학령인구가 줄면 당연히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야 하는데 전혀 줄지 않는다”며 “교사가 한 학생을 잘 봐주는 것이 모든 학부모의 바람이다. 교육이 효율 따지는 기업처럼 돼서는 안 된다. 공교육이 제대로 서도록 고민해달라”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 학습 기반을 언급하며, 에듀 테크와 산업자본을 추구하면서 교사가 교육에서 보조적 역할로 머물도록 하고 있다”며 “교육도 시장화하는 윤 정부 교육개악을 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전교조 경북지부도 경북교육청 앞에서 교원 정원 확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특히 농어촌 벽지 등 작은 학교 교육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며, 농어촌 작은 학교를 위한 필수 정원 확보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규임용 규모는 현재 논의 중에 있고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4월 중에 신규임용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