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천시가 거주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등 학대 정황이 드러난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를 추진한다. 해당 시설 외 관내 다른 시설에서도 인권침해와 부적정 운영 등이 감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수사 의뢰 등 조치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역 장애인 단체는 인권 침해 시설 폐쇄와 함께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정책 추진도 촉구했다.
17일 영천시에 따르면 영천시는 최근 관내 장애인 거주시설인 영천 팔레스에 시설 폐쇄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영천 팔레스에선 장애인 성폭력 의혹이 인 종사자가 잠적했다가 붙잡혀 지난 2월 장애인피보호자 강간 등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검찰은 해당 종사자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관련 기사=영천 장애인 시설 두 곳, 거주인 성폭력·횡령 의혹(‘23.2.13))
영천시는 시설 폐쇄와 함께 시설에서 거주 중인 장애인에 대한 자립생활 정책도 추진할 예정이다. 시설 폐쇄 명령 시점부터 1년 6개월간 폐쇄 명령 유예기간을 거치는 동안, 자립생활이나 원 가정 복귀, 타 시설 전원 등 의사 확인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영천 팔레스에는 장애인 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영천시는 시설 거주인의 타 시설 전원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대책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 거주인이나 보호자가 타 시설 전원을 희망하더라도 다른 시설에서 장애인 신규 입소를 거부하면 타 시설 전원은 어려워 진다.
또한 영천시는 장애인거주시설인 H 시설에 대해서도 강사비 과다 지출이나 불투명 회계 관련 감사를 거쳤고, 확인된 혐의는 수사의뢰 등을 제기할 계획이다.
영천장애인거주시설인권침해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11시 영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천 팔레스와 H 시설 폐쇄를 요구했다.
이들은 “인권침해와 운영 비리가 반복된 영천 팔레스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학대 행위가 벌어졌고, H 시설에서도 보조금 횡령, 거주인 급여 갈취, 부식비 편취 등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영천시가 적극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서며 행정처분 등 적극 행정 입장을 밝혔지만, 거주인이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행정 조치를 미뤄온 태도에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