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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환경단체·진보정당 등은 다음 날 세종시에서 열리는 기후정의파업 참가를 알리면서, 지자체와 정부의 구체적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주문했다.
이날 오전 ‘4.14 기후정의파업 대구참가단’은 동인동 대구시청사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기후위기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시청 앞 행진과 피켓팅을 진행했다. 대구참가단에는 자발적으로 모인 대구시민을 비롯해 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 대구시당,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매년 우리는 극심한 가뭄과 폭우, 한파, 태풍 등 기후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불평등, 기후위기, 재난’의 악순환 고리가 더 강고해졌다”며 “여기에 맞서는 기후정의 투쟁이 펼쳐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정의파업에서 공공 주도 재생에너지 전환과 고용 보장을 외치는 발전 노동자들과 농토·삶터를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에게 빼앗긴 농민들, 송전탑·양수발전소·핵발전소‧핵폐기장 건설에 맞서 싸워온 주민들, 신공항·케이블카 건설 시도에 맞서 싸워온 이들이 함께 모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산업통산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에 책임을 묻는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난개발을 멈추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확보하기 위해 습지와 숲 등 보전구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그린벨트 해제 권한 이양 추진 계획 철회 ▲무분별한 농지 전용 제한 ▲민간 부동산 개발 전면 금지 ▲모든 개발에 기후 영향 평가 및 주민 참여 보장 등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식수로 이용되는 낙동강은 녹조 독소가 검출돼 위협을 받는 상황이고, 그런데도 대구시는 금호강 주변에 대규모 토건 사업을 예고하고 있다. 공항 후적지 등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지난 몇 년 간 지은 대구 아파트들은 전국 미분양률 최대이고, 파크골프장 또한 인구 대비 가장 많다”고 대구시의 책임도 짚었다.
대구시는 지난해 6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12월에는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구참가단은 이런 사실을 지적하며, “허울 뿐인 조례와 전략이다. 개발과 대기업에 의존한 사업들이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삶, 야생동물들의 마지막 터전을 파괴하여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이채은(23) 씨는 “초등학생 시절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느끼면서 막연하게 지구환경공학자를 꿈꾸기도 했다. 기후위기 이야기가 나오지만 정부와 기업의 대응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며 “문제 의식을 느낀 사람들이 더 연대하고 행동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이번 기후위기 파업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4.14 기후위기파업’은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모여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전국적인 집회다. 오후 1시부터 오픈마이크, 공연 등 사전 행사와 함께 2시부터 본집회를 시작한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를 잇는 행진을 진행하고, 멸종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도 한다. 참가 및 자세한 안내는 4.14기후위기파업 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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