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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는 12일(수) 저녁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천안시티FC와 하나원큐 FA컵 3차전을 치렀다.
주말 정규리그 홈경기가 임박했지만 홈팬들 앞에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최영은이 시즌 첫 장갑을 꼈다. 수비진은 홍정운을 가운데 두고 김진혁과 김강산을 좌우에 포진시켰다. 중원은 케이타, 박세진, 이진용, 황재원을 전방의 골사냥은 바셀루스, 이근호, 김영준에게 맡겼다. 에드가와 고재현은 벤치에서 상황을 주시했다.
K리그2에서 시즌 6패를 기록 중인 천안시티도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5분 만에 찾아온 바셀루스의 결정적 찬스가 무산되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녹다운 경기시스템이라 두 팀 모두 닥치고 공격을 자제했다. 힘에서 앞서는 대구는 박세진과 황재원의 자신감까지 더해지면서 중원에서 운신의 폭을 넓혔다.
22분경 바셀루스의 패스를 받은 케이타가 먼 골대를 보고 감아 찼지만 손흥민의 킥에 익숙한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순 없었다.
초반에 놓친 찬스의 아쉬움이 커질 무렵 케이타의 재치 있는 패스가 공간을 만들었다. 골문을 향해 쇄도하던 이근호가 결정지었다. 전광판에 1:0이 새겨진 시간은 37분경이었다. 전반 막바지 추가골을 향한 바셀루스의 공세가 수차례 이어졌지만 세징야가 되기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이십여 명의 원정 응원단이 목소리를 높였지만 수세에 몰린 경기력만큼 함성도 잦아들었다.
교체 선수 없이 후반이 시작됐다. 중원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후반 17분경 천안시티의 박남열 감독이 공격수 한석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최원권 감독도 곧바로 응수했다. 이근호를 쉬게 하고 에드가를 투입하여 공중전을 준비했다. 연장까지 가고 싶지 않았던 최원권 감독은 후반 15분을 남기고 고재현까지 동원했다. 대구의 공세가 가열되자 역습으로 전술을 전환했던 천안시티가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쉽게 처리될 것 같았던 상황에서 천시티 선수들의 투지가 빛을 발했다. 10분을 남기고 모따가 PK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내키지 않았던 연장이 시작됐다. 비축미 같았던 이용래, 장성원까지 소환됐다. 순식간에 전반이 종료됐다.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두던 연장 후반 5분경 고재현의 위치 선정이 빛을 발했다. 고재현의 대시에 놀란 수비수의 발이 얼굴을 향했다. 주심의 손이 지체 없이 그라운드를 찍었다. PK였다. 바셀루스가 고향 선배 에드가를 향해 애원의 눈빛을 보냈다. 마음씨 좋은 에드가가 순순히 공을 양보했다. 정규리그 PK골과 유사했다. 골키퍼를 속이고 인사이드로 밀어찬 공이 우측 골대를 향했다. 대구는 2:1로 잡은 승기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넉장의 경고를 받은 치열한 경기였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낙승이 예상됐지만 FA컵에서 쉬운 상대는 없었다. 움켜쥐지 않는 샅바로는 상대를 쉬이 넘길 수 없음을 실감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