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추구 보도로 논란이 됐던 경북연합일보가 이번엔 사옥 이전할 곳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비난 보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북연합일보>는 최근 보도에서 경주시 성건동의 한 건물(지하 990㎡, 1층 1,090㎡, 2층 1,090㎡)에 입주한 유흥업소(카바레, 콜라텍)의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경북연합일보 관련기사:성인콜라텍, 불법·부당 판치는’난장판’, 성인콜라텍’무법지대’방치, 문화관광도시 경주, 이것만은 바꿔야 한다 ⑤ 성인콜라텍’무법천지’도넘었다)
비슷한 내용으로 수차례 보도된 내용을 요약하면, ▲건축주 동의 없이 전기배선 등 사고 위험 요인을 방치하고 ▲비상구가 미비하고 화재 위험 큰 실내 장식품이 있으며 ▲무허가 건축물에 주차장법도 위반하며 ▲주류를 팔지 못하는 콜라텍이 식당 허가를 받아 편법적으로 주류를 팔고 있고 ▲화재 사고 시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며 ▲콜라텍 영업에 건물주 동의를 받지 않았고 ▲세무서가 현금 입장료에 대한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보도로 <경북연합일보>는 카바레(콜라텍), 경주소방서, 경주시를 모두 비난하는 모양새다.
<경북연합일보>가 주장하는 위법 사항은 입장이 서로 엇갈리지만, 문제는 언론 윤리다. <뉴스민>이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주)경북산업이 이 건물의 지분 50%가량(3415.83분의 1657.465)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주)경북산업은 <경북연합일보>를 발행하는 신문발행업체며, 정진욱 <경북연합일보> 회장이 사내이사로 있다.
언론사가 자사 지분이 있는 건물에 입주한 이웃 업체의 ‘불법’을 주장하는 셈이다. 하지만 <경북연합일보> 주장대로 소방시설 미비 등 법을 어겼다고 해도 책임은 (주)경북산업에도 있다. 공동소유 건물이기 때문이다. 경주시청은 해당 건물이 1987년 완공됐고, 20~30명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이 건물은 지분 만큼의 면적을 소유하도록 돼 있어 소유권자의 소유 구획이 명확하지 않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공동 소유 건물이라 잘못된 것이 있으면 (건물주) 공동 책임이다. 소방시설이 안 돼 있으면 공동건물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라며 “자꾸 우리한테 (지적) 하는 이유는···물론 잘못된 건 누구나 신고할 수 있는데···속뜻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경북연합일보>는 왜 세입자 업체를 비난하는 걸까. 영업을 못하도록 해서 건물에서 나가도록 압박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이들 업체는 주장한다.
이 건물에 입주해 콜라텍을 영업하는 A씨(62)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경북연합일보 보도는) 장사를 못 하게 해서 (우리를) 쫓아내려는 방법”이라며 “우리 자리에 경북연합일보가 들어오려는 것같은데 아직 계약기간도 남아 있다. 우리를 자꾸 신문에 내는데 자기 신문사 이권 개입된 일을 내는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경주소방서 관계자는 “(경북연합일보가 경북산업이 발행하는 신문이라면) 자기 건물을 관에다가 조치해달라고 하는 셈인데, 관리 책임은 건물 소유자나 관리하는 담당자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콜라텍은 다중이용업소로 경주시 허가 전에 소방시설이 완비됐는지 소방서가 확인한다. 이후에 소방 안전관리도 하는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해당 건물 위법 사항에 대해서 “현재 콜라텍은 건물 용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건물 증축한 부분은 오래된 건물이라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경북연합일보>는 기존 보도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진욱 <경북연합일보> 회장은 “무허가 건축물이나 건축법 위반 건물은 소방법에 따른 안전설비 허가를 못 하도록 돼 있다. 이 건물은 무허가 건축물이 있어 건축법을 위반하고 주차설비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명도소송에서 승산이 안 보이자 소송을 연장하면서 보도로 문제삼는 것”이라는 세입 업주의 주장을 전하자 정 회장은 “명도소송 중인데 뭐하러 (기사로) 쫓아내나. 소송이 연장되는 것은 법원이 바빠서 그런지 모르겠고, 나도 임대료가 한 달에 몇백씩 나간다”라며 “거기 건물 정확하게 55.5% 가지고 있다. 우리 사무실(을 옮기면) 충분히 쓸 수 있다. 명도소송하면 1층에도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연합일보>는 정 회장의 자녀가 대표로 있는 업체의 경쟁 업체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해당 기사 취재과정과 그 이후 위증교사·뺑소니·부당해고 등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련기사:사익추구 보도지시 ‘경북연합일보’ 회장, 뺑소니·위증교사·부당해고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