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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구 중구 동산동 음악다방 쎄라비(이종일 대표)가 시인 조혜경과 소설가 하아무를 초청한 2인 북콘서트 ‘시 톡! 소설 톡톡!’을 열었다. 도서출판 모악에서 출간된 시집 <그 오렌지만이 유일한 빛이었네>와 소설집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의 두 저자가 진행자 없이 작품과 문학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인은 전주, 소설가는 하동. 분야도 사는 곳도 다른 두 문인 간의 대담 방식으로 마련된 북콘서트는 오철환 대구소설가협회장, 김용락, 나문석, 임재정, 김완준(모악 대표) 시인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소설가는 작품 속 인물이나 역사관 등을 묻는 시인의 질문에 답하며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역사 관련 책이 돼버렸다”며 ‘논개’편을 두곤 “여자로 태어나 당시의 제도로부터 받은 것 없고,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억압도 있고, 시대에 저항하는 인물로서 논개를 그렸다”고 말했다.
‘꽃분이’편은 “시대로부터 혹은 지배계급이라든지 아니면 제국주의로부터 그렇게 억압을 당하는 그런 인물이 대부분”이라며 “‘꽃분이’라는 인물은 증언(억압을 당한)을 들었던 피해자 10여 명을 집약시킨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설가는 시인의 문장 가운데 “바람이 세게 불고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이 밤은 맥박이 조금 빨라 달콤한 걱정이라도 하는 듯해 책상에 엎드려 무언가 썼어 울컥 내가 조금 쏟아졌지” (‘생일’ 부분), “내가 볼 수 있는 얼굴은 내가 아니다”(‘얼굴’ 부분), “생각하다 생각만 하다 터널 속에 사는 사람처럼 / 오늘 밤에는 캄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 터널 벽을 만져봅니다 / 머릿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잠을 / 다시 청하겠습니다.”(‘백석동’ 부분)을 인용하며 ‘전체’와 ‘부분’에 대한 질문을 했다.
시인은 “시 전체가 어떤 통일성을 갖고 흘러가는 건 맞다”면서도 “한 구절이 우리 가슴에 딱 남는 게 시 아닌가. 그래서 제가 시 전체를 구구절절이 감동을 준다? 뭐 감동을 주려고 쓰는 게 아니니까. 제가 좋자고 쓰는 게 시”라고 답했다.
하아무 소설가는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2008년 MBC창작동화공모대상을 받았다. 소설집 <마우스브리더>, <푸는 눈썹>과 동화집 <두꺼비 대작전>, <연지사 종의 맥놀이> 등을 펴냈고 경남작가상, 경남민족예술인상, 남명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경남소설가협회장,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이다.
조혜경 시인은 전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로 있다. 2012년 시 ‘레위기 저녁’으로 서정시학 신인상을 받았으며 2020년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이날 북콘서트는 뉴스민이 후원하고 대성기획과 몬스터크래프트비어 협찬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