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후보 마약 루머 재판, 유포자와 경쟁 후보간 진실 게임으로

최초 유포자 A 씨, “캠프 관계자들이 험담하는 분위기에서 잘 보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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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방선거 달성군수 후보자 국민의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최재훈 달성군수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재판이 최초 유포자와 경쟁 후보간 진실 게임 양상으로 변질됐다. 최 군수의 마약 흡입 동영상을 봤다고 최초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A(31) 씨는 “당시 경쟁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최 군수가 약을 하고, 술 먹으면 여자를 때린다는 이야길 했다”며 “험담하는 분위기에서 잘 보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6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임동한) 심리로 열린 공판은 A 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로 진행됐다. A 씨는 첫 공판에서부터 혐의 일체를 인정하며 반성했고, 지난 공판에선 검찰의 구형까지 이뤄져 선고만 앞두고 있다. 반면 최 군수와 국민의힘 달성군수 후보 자리를 두고 다퉜던 B(70) 씨를 포함한 다른 피고인 4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A 씨 증인 신문 포함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증인 신문은 A 씨가 실제 동영상을 보거나 보유했는지를 알아내는데 집중됐다. 피고인 변호인 측은 집요하게 A 씨가 최 군수의 마약 흡입 동영상이나 캡쳐 사진을 주변에 보여줬다는 식으로 물었고, A 씨는 반복해서 “동영상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사건은 지난해 2월 한 식당에서 A 씨가 B 씨의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술을 먹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A 씨를 포함해 B 씨 선거 캠프 관계자 등 6명이 있는 자리에서 A 씨는 “최재훈이 코로 마약을 흡입하는 동영상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참석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A 씨가 현장에서 1분 가량의 동영상 또는 캡쳐된 장면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다른 참석자가) 증인이 휴대폰을 쥐고 사람들에게 돌려가면서 보여줬고, 최재훈으로 보이는 사람이 의자에 몸을 기대고 다리를 뻗은 걸 봤다고 한다”고 물었고, A 씨는 “그런 적 없다”, “동영상 자체가 없다”고 반복해 답했다.

A 씨는 B 씨 선거를 도운 이유를 두곤 “B 씨가 군수가 되면 씨름 실업팀을 만들고 코치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지난해 2월 당시 상황에서 마약 발언까지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저쪽(캠프 관계자들)에서 약을 하니, 술 먹으면 여자를 때리니 하는 험담을 하고 있어서 어리석지만 잘 보이려고 거짓말을 했다”고 답했다.

A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고, 피고인 측은 지난해 2월 당시 현장에서 A 씨의 발언을 들은 이들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