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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구청장 김대권)가 보건소 산하 건강생활지원센터 공무직 직원이 주말 근무 명령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성구는 규정에 따른 직무상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이뤄진 처분이라는 설명이지만, 노조는 근로기준법과는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7일 수성구 감사실은 구청 보건소 산하 고산건강생활지원센터 간호사 A 씨에게 ‘수성구 공무직 관리 규정’ 위반을 근거로 징계 의결을 통보했다. 같은 달 14일과 올해 2월 9일 두 차례의 인사위원회가 열렸고 2월 27일 징계가 최종 확정됐다.
징계위원회는 징계 이유에 대해 “A 씨는 대구시 수성구 공무직 관리 규정’ 적용을 받는 수성구청 공무직 근로자다. 이 규정 제39조에 따르면 소속부서의 장은 공무수행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토요일 또는 공휴일에 근무를 명할 수 있다. 업무특성상 특정인 일정에 맞춰 주말 근무 일정을 편성하기 어려움이 있음에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예약이 취소돼 8명의 주민이 공적 서비스를 받지 못했으며, A 씨가 이후 주말 근무를 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A 씨 측은 채용공고, 근로계약서에 주말 근무에 대한 내용이 없었고, 입사 후 주말 근무는 기관장의 명령이 아니라 직원 간 일정 조율로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징계 근거가 되는 공무직 관리 규정은 추상적이고, 근거로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도 주장했다.
A 씨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예약이 취소된 건’은 사업 담당 주무관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잡았고, A 씨가 개인 일정이 이미 있다고 하자 일방적으로 취소된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5일 오후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 대구지부도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 공무직 관리규정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연장근로 지시권을 규정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근로자의 연장근로에 대한 합의권’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징계 이유에 따르면 관리 규정상 추상적인 연장 근로에 대한 근거를 토대로 무제한적인 연장 근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근거한 징계 처분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노조는 이달 중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할 예정이다.
노조는 “A 씨에 대한 징계가 인정될 경우 추후 협의 없이 모든 주말 근무를 강제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할 경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당화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주 69시간 등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규정을 만들려는 시도로 노동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시점에 수성구청은 연장 및 휴일근로를 무제한 강제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수성구 청렴감사실 관계자는 “근무 형태가 완전히 바뀌는 게 아니라 휴일 근무 일정이 비정기적으로 추가되는 것이어서 규정에 따라 지시할 수 있다”며 “A 씨가 맡고 있는 사업 특성상 평일 이용이 어려운 주민은 주말에 방문하게 되는데, 체혈‧영양사‧코디 등 각 영역별 담당자가 팀을 이뤄서 함께 근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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