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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구에서 또 한 번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구급차가 뺑뺑이를 도는 사이 10대 청소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통한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은 성명을 내고 “4층 높이 건물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17세 학생이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2시간 이상 떠돌다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복지부와 대구시는 공동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조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지만 대구 응급의료체계 문제점에 대한 근본 대책은 이미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나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구에 상급종합병원이 많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강력한 행정 처벌도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며 “개인 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이어주는 ‘허리 역할’을 하는 300병상 이상 규모 종합병원 병상은 부족하다. 따라서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몰림에 따른 ‘응급실 과밀화’는 오래전부터 전국 1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제2대구의료원 설립 전문가 연구용역에서 대구 지역 중환자, 응급환자를 감당할 종합병원이 부족하고 동북권에 부족 병상이 1,000개가 된다는 결과에 따라 제2의료원 설립이 타당하다고 발표했다”며 “대학병원이 많다는 이유로 제2의료원 설립을 무산시킨 홍준표 시장은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대구시는 먼저 대구의료원의 응급의료 기능부터 대폭 강화하고 동시에 ‘권역별 외상센터’ 수준의 응급 의료 시스템을 갖춘 400~500병상 규모의 제2의료원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바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과밀화 해소와 치료 가능 응급사망률을 줄이는 근본 대책이라는 점을 수용하고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9일 오후 북구 대현동 한 건물에서 떨어진 17세 A 씨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구급차에서 약 2시간을 헤매다 숨진 일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대구시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홍준표 시장은 “응급의료체계 공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강력한 행정 처벌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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