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인을 기리는 문학관이 대구에 들어섰다.
이육사 시인의 생일(음력 4월 4일)인 10일 오전 11시, 대구시 중구 경상감영1길에 ‘264작은문학관’ 개관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74) 씨도 참여했다.
264문학관은 박현수 경북대학교 교수(국어문학과)와 그의 형 박광수 씨가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 박 교수는 264문학관 터 이전 건물이 적산 건물(일본인이 설립하거나 소유했던 건물)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같은 위치에 있던 건물은 1930년대 중반 지어져, 50년대에 건축 대장에 등록됐다.
박 교수와 264문학관 리모델링에 참여한 오피스아키텍톤 사는 이 터와 건물 소유자가 대구 거류 일본 민단 이와세 시즈카(岩瀨 靜) 씨로 파악하고 있다.
박현수 교수는 이날 개관식에서 “이육사 시인 대구 와서 살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이육사 시인이) 대구와 관련된 것을 중심으로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옥비 씨는 “아름다운 전시관이다. 문학관 개관으로 이육사의 길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육사 시인과 264문학관 터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하지만 이 일대는 이육사 시인이 대구에 최초로 거주한 곳이며, 사회활동·기자활동을 하던 곳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육사 시인은 1920년경 대구로 옮겨와 당시 일본사찰인 편조원(현재 북성로 서문로교회) 인근 이세호(이육사 시인의 숙부) 씨 집에 머물렀다. 이후 일가와 함께 남산동으로 옮겨갔다.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에서 벌어진 폭탄투척사건에 연루돼 1년 반가량 대구형무소에 복역했다. 1930년 중외일보 대구지국(현재 중구 남성로), 1931년 조선일보 대구지국(현재 중구 동일동)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여기서 이육사 시인은 수인번호로 264번을 받았다.
한편,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은 2008년 문을 열고 이육사추모사업회가 운영하고 있다. 대구의 264문학관은 박현수 교수와 박광수 씨가 사비 약 3억 원을 내서 만들었다. 중구청도 도시재생사업비 4천만 원을 냈다.
264문학관은 2층 규모의 근대양식 건물이다. 1층(38.18㎡)에는 카페와 사무실이, 2층(21.52㎡)에는 문학관과 전시실이 마련됐다. 전시실에는 ‘육사시집’ 등 이육사 시인의 작품과 사진 등이 전시됐다. 264문학관은 수~금요일 오후 1시∼8시에 관람할 수 있다. 주말은 오전 11시∼오후 6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