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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70세 이상 노인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조례안을 심사 유보했다. 다만,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65세부터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연령대가 받지 못할 지원에 상쇄할 대책 마련을 대구시에 주문하면서, 24일까지로 예정된 299회 임시회 회기 중 재논의 하기로 했다.
16일 오전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위원장 김지만)는 299회 임시회 1차 건설교통위원회 회의를 열고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등 안건 2건 심사를 진행했다. 건교위 의원들은 어르신 무임교통 조례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다양한 우려를 전하면서 대구시의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의원들의 우려는 제도 도입에 따라 기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연령대가 발생한다는 점에 집중됐다. 박소영 의원(국민의힘, 동구2)은 “도시철도도 70세로 올리면 65세에서 69세까지는 축소 적용되는 것인데,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고 짚었고, 허시영 의원(국민의힘, 달서구2)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세대 간 형평 문제는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윤영애 의원(국민의힘, 남구2)은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취약한 편이다. 65세 이상 빈곤이 대체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자립해서 넉넉히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는 현실”이라며 “대구시가 결정하고 시민들은 따라오면 된다는 식의 판단은 우려된다”고 짚었다.
김정옥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1996년 대법원에서 보건사회부장관이 노령수당 지급 연령을 70세로 한 것이 효력이 없다고 한 판례가 있다”며 “복지부가 유권해석을 의뢰했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느냐”고 지적했다.
배춘식 대구시 교통국장은 “현재 65세부터 69세까지는 상관이 없지만, 64세인 분들이 70세가 되었을 때 혜택을 보는 것”이라며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도시철도만 65세 이상 무료로 할 것인지, 도시철도와 버스를 5년 정도 기다려서 함께 혜택을 볼 것인가의 선택 문제인데 버스와 도시철도 모두 혜택 보는 걸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자문 변호사와 법무담당관실에서 검토를 했고, 상위법과 저촉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 였다”며 “여러 사회적 변화나 논의 과정이 있고 복지부 장관도 국회에서 지자체 자율 사안이라고 답한 게 있어서 법제처에서도 그에 맞춰 해석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건교위는 대구시 설명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정회하며 내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오후 2시께 회의를 속개해서 심사 유보 하기로 결정했다. 김지만 위원장(국민의힘, 북구2)은 “조례는 법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어르신들이나 해당하는 연령 세대 분들이 여러 우려를 하고 있다”며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의원들이 향후 65세에서 69세 연령이 될 시민을 대상으로 한 복지 혜택을 고민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관련 부서 간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 의회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의회 앞에선 한대환(70) 씨가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 씨는 “저는 혜택을 보고 있지만, 저보다 연배가 적은 이들도 혜택을 봐야 형평에도 어긋나지 않는 행정이지 않나 생각이 된다”며 “동네에서 이야길 들어보면 이의제기하는 분들이 많다. 자기 마음대로 하는 정치를 하는 게 시민을 위한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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