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을 후원합니다] 뉴스민 같은 독립언론이 사라진다는 건 /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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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휘둘리지 않고 독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고 대부분의 언론이 권력이나 자본에 종속돼 있습니다. 그래서 독립돼 있는, 혹은 독립하고자 노력하는 언론을 표현할 때 ‘독립’이라는 표현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립언론’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언론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언론이고, 따라서 매우 험난한 길을 자처하는 언론입니다. 대구경북의 독립언론을 표방하는 ‘뉴스민’도 그렇습니다.

뉴스민 홈페이지에서 ‘홍준표’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대구시장 홍준표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줄줄이 나옵니다. 홍 시장이 시의원을 향해 반복적으로 조롱 섞인 ‘농담’을 한다,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식에 시장이 불참했다, 의무휴업일을 변경당한 마트노조가 “일요일을 빼앗은 홍준표”라고 주장했다는 등등입니다. 뉴스민은 ‘주간 홍준표’라는 유튜브 방송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 언론이 지방자치단체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뉴스민의 방향성은 놀랍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대구시는 현재 뉴스민에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한겨레21 보도를 보면 뉴스민과 대구시의 관계는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 4월 6일 홍준표 시장 후보가 ‘7대 비전 발표’기자회견을 했는데, 시정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기자들이 묻자 “시정을 잘 모른다. 인수하고 나서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상원 뉴스민 기자가 “(시정을) 잘 모르는데 어떤 부분을 개혁하겠다고 계속 말씀을 하시는 건지”라고 물었고, 홍 후보는 “참 못된 질문이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결국 홍 시장 취임 후 뉴스민 광고는 끊어졌습니다.

아마도 홍 후보 기자회견장에는 많은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있었겠지만 아무도 이상원 기자가 한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 묻는 것이 자신과 회사의 안녕을 위해 좋다는 ‘감’을 보통 기자들은 확실히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원 기자나 뉴스민은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질문을 참지 않는 기자고 언론이었습니다. 이런 언론이 발전해나갈 수 있는 사회라면 대한민국은, 대구시는 얼마나 좋은 곳이겠습니까?

대한민국은 광고주와 결탁하고 기사인지 광고인지 모를 기사를 써대는 언론이 번성하는 곳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사실상 광고인데도 기사인 것처럼 포장한 것으로 판단한 이른바 ‘기사형 광고’는 모두 5,517건인데, ‘소위’ 1등 신문 조선일보가 976건(18%)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후 2021년까지 이 부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기사를 광고로 바꿔 먹는 천박한 도덕률이 언론사의 안녕을 보장한다는 한국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뉴스민은 기사형광고를 거부할 뿐 아니라 그런 기사를 써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보도해왔다고 합니다. 보통의 결기로는 흉내 낼 수 없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마침내, 뉴스민은 대표부터 막내 기자까지 똑같이 받는다는 ‘최저임금’을 주지 못할 형편이 돼 존폐를 걱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2년 20대 청년으로 뉴스민을 함께 시작한 발행인과 편집국장이 11년이 지나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독립언론의 꿈을 접어야 하는 아픔을 어느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뉴스민은 그동안 광고주의 입김으로부터 독립한 길을 걸어오면서 훌륭한 기사를 써서 사회적인 인정을 받아왔습니다. 2018년에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올해의 좋은 보도상’을 수여했고 2021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보도상’을 주었습니다. 같은 해 성유보특별상도 수상했습니다. 지역의 작은 언론사로서 이런 성취는 훌륭한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뉴스민이 없어진다면 보수의 목소리만 넘쳐나는 대구에서 상식적인 질문을 하는 맑은 목소리 하나가 없어질 것이라는 겁니다. 언론이 죽으면 그 부분만큼 사회는 죽습니다. 피가 돌지 않으면 신체조직이 죽듯, 그것은 자연법칙과 같은 것입니다. 뉴스민 같은 독립언론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나마 실낱처럼 있던 희망의 불꽃이 꺼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뉴스민이 다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최근 후원자가 100여 명 늘었다고 합니다. 뉴스민은 현재 490명인 후원자를 1,000명까지만 늘리면 계속 좋은 언론으로 남을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달 1만 원 남짓의 돈, 커피 두 잔 값으로 대구·경북에 희망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면 한 번 해볼 만한 도전이지 않을까요? 저도 그 꿈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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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뉴스타파 PD (사진=최승호 제공)

최승호 뉴스타파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