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 합동연설회에 소환된 ‘박정희’, ‘박근혜’

천하람, “박정희 이름에 집착 말고, 리쇼어링 법안 만들자”
황교안, “김기현은 박근혜 퇴진 앞당기자고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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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청년최고위원, 최고위원, 대표 후보의 정견발표에서는 ‘박정희’,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여러 차례 소환됐다. 하지만 후보마다 두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는 방식은 달랐다.

천하람, “박정희 이름에 집착 말고, 리쇼어링 법안 만들자”
황교안, “김기현은 박근혜 퇴진 앞당기자고 한 사람”

▲2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대표 후보들

천하람 대표 후보는 “지금 대구경북은 박정희 문패만 걸린 퇴락한 고택이 됐다. 다섯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던 자존심은 이제 글씨마저 희미한 족보에만 새겨져 있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44년째다. 그분을 더 이상 가볍게 소환하지 맙자”고 말했다.

이어 천 후보는 “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될 것은 어느 전철역에 박정희역이라고 이름 붙이는 피상적인 논의가 아니라 구미가 다시 한번 산업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말 박정희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책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당장 구미의 금오공대만 하더라도 영웅의 유산 아닙니까. 금오공대 총장 출신 김영식 의원님. 그리고 구자근 의원님, 지금 저 자리에 앉아계신 나경원 의원을 쫓아내고 권력에 줄 서는 연판장에 서명한 과거를 청산하고 저와 함께 대구경북의 젊은 세대가 좋아할 뉴스거리를 만들자”며 강대식, 김병욱, 김승수, 김형동, 박형수, 양금희, 윤두현, 이인선, 임병헌, 정희용, 홍석준 의원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저와 함께 대구경북에 일자리가 돌아오고 젊은 세대가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지는 더 강력한 리쇼어링법안을 대통령께 촉구하는 연판장을 쓰자”며 “박정희 이름에 집착하지 마시고 왜 사람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지 고찰하시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황 후보는 “10년 전 2월 25일 기억하십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저는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국가 비전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김기현 후보는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퇴진을 앞당기자고 했고, 탄핵 가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 후보는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의 핵심이다. 낙동강 전선 사수해서 대한민국 구해냈고, 선진국으로 만든 산업화의 주역이며, 위대한 박정희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라며 “소박, 근면, 성실, 정직한 서민의 힘으로 부강한 나라 만들겠다는 꿈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 “독재자 박정희, 독재자의 딸 박근혜…장예찬 후보가 한 말”
장예찬, “어릴 때는 박정희 대통령 잘 몰라…박정희 부정하면 안 돼”
허은아, “2004~2012 정치인 박근혜는 포용과 확대에 앞장”
태영호, “박근혜 대통령 때 대한민국 첫발…자유대한민국 만세”

최고위원 후보들도 박정희, 박근혜를 연이어 언급했다.

▲2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청년최고위원 후보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정견발표 시작과 함께 “독재자 박정희, 독재자의 딸 박근혜, 영남 꼴통”을 두 차례 말하자 당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그러자 이기인 후보는 “놀랍게도 이 말은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장예찬 후보가 과거에 했던 말”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어릴 때는 박정희 대통령 잘 몰랐지만, 나이 들고 보니까 이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게 됐다.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면 안 된다, 천하람과 이준석의 키즈들에게 당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전투력, 공격력, 충성심 하나만큼은 최고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김정식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개혁, 개혁 거리는 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 너무 잘해서 겁납니다라고 했고,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자라서 평가할 가치도 없다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자리에 올라오려면 감히 찍소리도 할 수 없어야 한다”며 “구미시장이 민주당 시장으로 바뀌고 박정희 대통령 역사공원 간판을 땠다. 그때 박정희 이름은 지키자고 한 게 김정식”이라고 말했다.

▲2월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대표 최고위원 후보들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는 “저는 오늘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정치인 박근혜를 돌아본다. 대통령 박근혜의 공과를 직시해야 하는 것처럼, 당 대표 박근혜를 평가해야 한다”며 “총재 시대 종식과 집단지도체제를 만들고, 포용과 확대를 위해 민심을 포함한 전당대회 룰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허 후보는 “그 룰 때문에 본인은 2007년 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자신이 불리하다고 게임의 룰을 바꾸지는 않았다. 어떤 선거에서든 승리를 만든 선거의 여왕이었다. 근시안적으로 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영호 후보는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 생신날 사저를 찾아서 꽃과 함께 자필편지를 전했다.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며 “박근혜 대통령 때 대한민국 첫발을 내딛을 때 외쳤던 그 말을 외쳐본다. 자유 대한민국 만세, 보수의 심장 대구 만세”라고 말했다.

오는 2일 국민의힘은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전국 순회 일정을 마치고, 8일 전당대회를 연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