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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비판한 대구시의원을 향해 “자동차 학원이나 하지”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던 홍준표 시장이 의회 내에서 논란이 일자 ‘농담’이라며 눙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시장이 시의원들을 향해 조롱 섞인 발언을 하거나 아랫사람 대하듯 힐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의회가 이에 항의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없어서, 의회가 이른바 ‘대선 주자급’ 시장을 견제하지 못할 거란 우려가 실제로 드러나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홍 시장은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가 ‘시장님, 윤권근이라는 대구시의원이 어제 시장님을 저격했다’고 지적하자 “쯔쯔, 자동차 학원이나 하지”라며 “그 사람 때문에 신청사 조속 건립이 무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윤권근 의원(국민의힘, 달서구5)은 정당한 의원의 의정 활동에 대한 시장의 적절한 반응은 아니라며 대구시의회 의장에게 의회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고, 개인적으로도 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관련기사=홍준표, 자신 비판한 시의원 향해 “자동차 학원이나 하지”(‘23.2.20))
지난 24일 앞서의 질문을 한 지지자는 후속 소식을 전하면서 “윤권근 시의원이 시장님께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쓰셨다고 맞대응하는 것 같다”고 묻자, 홍 시장은 “농담 한마디 한 것”이라고 눙치는 답변을 남겼다.
신청사 문제 갈등 빚는 의원 향해 “자동차 학원이나”, “돌아이”
사무감사 과정서 확인된 사실 지적에도 “의원이 몰라서”
홍 시장이 의원 개개인을 두고 조롱 섞인 발언을 하거나 아랫사람처럼 힐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5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홍 시장은 신청사 건립 문제로 갈등을 빚는 시의원들을 향해선 “돌아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당시 홍 시장은 신청사 부지 일부 매각 입장을 천명하면서 “예산 심의하는데 어느 시의원이 이거 팔려고 하면 TK 공항 예산 깎는다고 했다더라. 그런 돌아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런 사람이 시의원 자격이 있나. 자격 자체가 없다 그런 게 기득권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신청사 부지 매각 갈등···대구시의회 건교위, 설계 공모비 전액 삭감(‘22.12.7))
11월에도 ‘청년의꿈’에서 맥락 없이 시의원을 힐난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정일균 대구시의원(국민의힘, 수성구1)은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대구시 공보관실이 2023년 주요업무로 보고한 유튜브 콘텐츠 사업을 지적했다.
공보관실은 홍 시장이 직접 출연해서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대문홍답’이란 프로그램 제작을 주요업무로 보고했고, 질의응답 과정에서 공보관도 2023년부터 실행하는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정 의원은 “너무 속 보인다. 홍준표 시장 홍보도 아니고, 청문홍답을 하고 있는데 대문홍답도 하느냐?”며 지적했고,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가 관련한 의견을 묻자 홍 시장은 “그 시의원이 아무것도 모르고 흠집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대문홍답’ 너무 속 보여” 비판에···홍준표, “시의원이 아무것도 모르고 흠집”(‘22.11.11))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