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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아픔, 안전과 생명의 가치로”
17일 오후 5시 30분 2.18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는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10주기 추모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추모문화제에는 참사 유족들을 비롯한 대구지하철노조 조합원과 시민 등 수백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문화제에는 JR서일본노조 타무라 유타카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과 JR후쿠치야마선 탈선 참사 유족들도 참석했다. 2005년 발생한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는 107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참사 이후 10년의 기록을 담은 영상 상영과 뉴스트림댄스 박정희 대표의 진혼무, 고희림 시인의 추모시 낭독, 추모발언, 극단 함께 사는 세상의 추모연극공연, 민중가수 임정득씨의 추모공연으로 이어졌다. 문화제에 참석한 유족들은 문화제가 진행되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추모발언은 참사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추모사업을 방관하고, 10주기가 되도록 한번도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김범일 시장에 대한 성토로 가득 찼다. 김범일 시장은 그동안 추모 단체들 간 의견 대립을 이유로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18일에도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참사가 발생한 중앙로역에서 헌화를 하기로 했다.
윤석기 2.18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위원장은 “참사 후 10년이 지난 오늘 김범일 시장의 모습은 어떤가. 지난 10년간 유족들은 안전과 생명의 가치를 외쳐왔지만 대구시는 여전히 돈, 효율, 수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내일 10주기를 맞아 우리 유족들은 하나, 하나 대구시의 죄상을 밝히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창욱 대구진보민중공투본 공동대표도 “어째서 대구에서만 유독 대형 참사 이렇게 발생하는가. 대형 참사는 결코 우발적 사고가 아니다. 이는 제대로된 정책을 펼치지 못하는 대구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승용 대구지하철노조위원장은 “참사 당시 기관사가 혼자서 무전 교신을 하고 승객을 대피시키고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상황과 현재는 여전히 다를 것 없이 1인 기관사로 운영되고, 갈수록 안전 인력은 줄어들고 있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의 가치가 더 이상 효율성과 수익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타무라 유타카 JR서일본노조위원장은 “우리도 8년전 대형참사로 107명의 사망자를 냈다. 사고는 지연된 시간을 맞추기 위한 과속으로 탈선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강한 징계, 처벌주의 경영 방침 때문”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생명과 안전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추모위는 18일 오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 10주기 추모식을 거행한 뒤 오후 1시40분부터 경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트라우마를 넘어서, 지금 도시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대구지하철화재참사비상대책위와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오전 9시 30분부터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별도로 추모식을 갖고 ‘부상자 쾌유, 안전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