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 발족

“대구지하철참사는 대구시민 모두가 아파해야 할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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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이면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를 낳은 대구지하철참사가 발생한지 딱 10년이 된다. 6일 2.18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2.18유족회를 비롯한 71개 전국시민사회노동단체와 민주통합당, 진보신당,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이 포함된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가 발족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 추모위는 사고가 발생했던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사 내 ‘통곡의 벽’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월 15일부터 19일까지를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추모문화제를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하 추모위 집행위원장은 “10년전 지금 이 자리 바로 아래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며 “10년이 지났다. 10년의 아픔과 고통을 새기고자 한다”고 추모위를 발족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윤석기 희생자대책위 위원장은 “희생자 192명의 가족들은 그동안 처절한 자기반성을 했다. 왜 우리 가족이 희생되어야 했을까를 고민했다”며 “결국 우리의 무관심, 사회와 이웃에 대한 무관심에서 참사가 비롯되었다는 자기반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윤석기 위원장은 “참사의 진짜 주범은 누가일까. 방화범 김대한일까. 기관사, 승무원일까. 그들은 진짜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잘못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잘못이 10이라면 대구시의 잘못이 90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법과 체제의 올바른 정비, 직분에 맞는 권한이 행사되고 행동할 때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단적인 예가 2004년 발생한 홍콩지하철 방화사건이다. 홍콩에서도 방화범이 지하철에 불을 냈지만 단 한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영순 대구여성회 대표는 “대구지하철참사는 대구시민 모두가 아파해야할 사건”이라며“ 우리 기억속에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대구시는 유족과의 갈등이라는 이름으로 추모사업 조차 제대로 확정 짓지 못했다. 대화로 갈등을 풀 생각은 않고 대구시는 미루기에 바빴다”고 비판했다.

당시의 화재현장을 그대로 보존한 ‘통곡의 벽’

한편, 이들은 추모기간 동안 추모문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추모행사는 17일 오후 5시 30분부터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리는 추모문화제를 시작으로 18일 오전 9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추모식, 같은 날 오후 1시 40분부터는 경북대 사회대에서 ‘트라우마를 넘어서 – 지금 도시는 안전한가?’ 학술회가 예정되어 있다. 또 사고 당일이었던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철도 및 지하철 주요 역사에서 사진 전시회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