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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구청장 배광식)가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인근 주민 주택을 매입하는 걸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반대 주민들은 북구가 새로 내놓은 방안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검토 중인 매입 대상이나 비용이 턱없이 부족해 현실적이지 않고, 이슬람 사원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19일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책위는 북구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주택 매입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내부적으로도 의견을 모으진 않은 상태다. 다만, <뉴스민>과 이야길 나눈 주민 3명은 북구의 방안이 비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택 가격이 낮아 공시지가 기준으로 매매한다면 다른 곳에서 전세방도 구하지 못하는 데다, 주민들이 주택을 기반으로 자영업을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상권 등 무형의 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라는 거다. 사원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민 A 씨는 “우리가 살던 곳인데 생활 터전을 버리고 떠날 수는 없다. 이슬람을 위해 주민들이 떠나라는 말”이라며 “재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이슬람이 무서워서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B 씨는 “평당 400만 원 주고 여기 들어왔는데 공시지가는 100만 원도 안 하더라. 공시지가 받아서 나가면 다른 데 가서 전세도 못 산다”며 “매입하려면 이슬람 사원을 매입해야 한다. 그쪽에 더 많이 보상을 해 주면 된다. 지금 이렇게 된 이상 우리는 저 사람들(무슬림 유학생)과 같이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 C 씨는 “공시지가로 준다는데 이 돈 가지고 어디 나가서 사나. 전세도 못 얻는다. 생업 하면서 리모델링도 하고 상권도 있는데, 그런 건 빼놓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아직 회의는 하지 않아서 다른 주민분들 생각은 모르지만, 북구청의 방안은 사실상 지금 상황을 모면하려는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배광식 북구청장은 18일, 사원 대체부지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원 주변 주민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배광식 북구청장, “이슬람 사원 반대 주민 집 매입 검토”(‘23.1.18))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