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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도층, 20~50대에서 지지를 받고, 대통령 팔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당원 100% 전당대회가 됐지만, 총선 승리를 원하면 저를 찍을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소위 윤심으로 거론되는 후보뿐 아니라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과도 연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어렵게 승리했는데, 거대 야당의 의석수에 막혀서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다. 성공하려면 총선 승리해야 하고, 총선 승리하려면 유승민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확신이 들면 말씀드리겠다. 2월 초에 등록하니까 길게 끌 것도 없다”고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여지를 남겼다.
다른 당권 주자군과 연대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생각한 적 없다. 당 대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모든 분 중 대통령 이름을 팔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 출신 정치인이지만, 수도권·중도층에서 마음을 얻어야지 제대로 된 지지를 받아서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큰 전략을 늘 생각해왔던 사람이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입증되고 있다. 당원 100% 전당대회가 됐지만, 총선 승리를 원하면 저를 찍을 것이고. 연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총선 전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 개인과 관련해서는 없다”고 강조한 유 전 의원은 “불로시장 앞에 좌판을 깔아놓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선거 때 묻지 않고, 우리 당만 찍어주셨다. 우리 당이 그런 분들께 진심을 가지고 해드린 게 뭐가 있느냐. 그런 경험을 하면서 보수정당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복지 부분에서 좌클릭을 했다고 하는데, 필요하면 왼쪽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이건 정말 아니다, 집단 린치에, 왕따에, 학교폭력 같은 모습”이라며 “저보다 훨씬 보수적인 분이고,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늘 옹호해왔던 사람이다. 같은 반 친구가 일진한테 당하는데 나는 아니니까라고 넘어가면 다음은 자신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비판하면서 보수정당이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취임사부터 한 100번쯤 자유를 외쳤다. 헌법 안에 우리는 자유도 있지만, 평등도 분명히 있다. 성장이 있으면 복지가 있고 헌법 안에는 생명, 인권, 환경 이런 가치들이 다 녹아 있다”며 “그런데 자유라는 한마디만 딱 빼서 시장의 자유, 개인의 자유, 우리는 자유만 지키면 된다는 건 보수가 가치를 너무 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의 가치를 보고 싶은 것만 골라 편식하는 사이에 진보라고 스스로 참칭하는 세력들은 나머지 모든 가치를 다 가져갔다. 우리나라의 진보 세력이라는 사람들이 도대체 그 가치를 제대로 지켜왔느냐? 저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2011년 전당대회에 도전했을 때, 2015년 원내대표 도전했을 때 늘 보수가 지평을 넓혀야 된다, 헌법을 제대로 지켜야 된다고 외쳐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연금개혁, 중대선거구제, 노동개혁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잘못된 정책으로 가면 당연히 비판해야 하지 않느냐”라며 “화물연대 파업도 업무개시명령으로 끝난 게 아니다. 밀어붙이는 걸로 안 되고, 노사 양쪽을 불러서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해야 한다. 밀어붙이기로는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절대 안 되고, 총선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모든 게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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