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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제안한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두고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라 맹비난했지만, 2021년 자신도 같은 정책을 제안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신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언급하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일 언론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신년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대대적으로 나 부위원장이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 후 6일 오후 늦게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은 국민 담세율이 소득의 거의 절반에 가깝게 부과되기 때문에 그 자금으로 국가가 복지 정책을 펼친다”며 “국민 담세율이 북유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들이 북유럽 복지를 흉내 내어 따라가다가 나라가 파탄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대책 없는 퍼주기 복지를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우리나라도 대표적인 경우가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채무를 무려 1,000조로 만든 국가부채 급증이 있었다”며 “최근 윤 정권 저출산 대책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 했다가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윤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은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홍 시장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 위원장과 마찬가지 정책을 저출산 대책으로 제안한 바 있다. 10월 22일 열린 국민의힘 후보 맞수 토론에서 홍 시장은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언급했다.
당시 홍 시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 고령화 문제다. 2006년부터 금년(2021년)까지 15년간 225조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꼴찌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취한 정책이 맞았느냐, 제가 여러 가지를 발표했는데, 발표를 하다보니, 우리나라 출산 장려 정책은 실패를 했고, 간접 지원을 확대하다 보니 실패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지원 제도로 바꿔보려고 한다. 헝가리는 2019년 2월 정책을 보면 결혼 시에 4,000만 원 대출을 하고 아이 낳으면 이자 면제하고, 둘 낳으면 원금 ⅓ 탕감하고 셋 낳으면 전액 탕감한다고 한다. 넷 이상이면 평생 소득세 면제해 준다고 한다. 이렇게 하니까 헝가리에서 결혼이 20% 증가하고 1년 만에 대폭 출산율이 높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스웨덴은 1980년도 출산율이 1.2명이었는데 2.1명으로 높아진 건 국가 보유 임대 아파트, 두 자녀 이상 임대료는 ⅓만 부과하고 3자녀 이상은 임대료를 국가가 부담한다고 한다. 3자녀 이상 출산 여성은 국가가 공공기관에 취업 보장도 해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집 걱정 직장 걱정 없이 출산이 늘었는데, 이런 문제하고, 파격적 조치가 있어야지 않겠나”고 제안했다.
맞수토론에 나선 원희룡 당시 후보가 “직접 지원 정책에 가장 화끈한 사람은 허경영”이라고 지적하자, 홍 시장은 “허경영 공약은 허황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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