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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당시 용산참사 관련자에 대한 특별사면을 시행하면서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만 제외한 이유가 그의 ‘직업적 활동’이 최초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부는 그가 동종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회의록을 보면 남 의장이 ‘전문적으로’, ‘직업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어서 제외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주를 이뤘다.
<뉴스민>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사면법상 비공개 기간이 경과한 2017년 12월 특별사면 사면심사위원회회의록을 확보했다. 당시 사면심사위원회 2017년 12월 20일, 21일 이틀에 걸쳐 특별사면 대상 선정 회의를 이어갔고, 일반 형사범 등 모두 6,44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회는 애초 정부가 형선고실효 및 특별복권 등으로 26명을 상신한 용산참사 특별사면 대상자 중 남경남 의장만 제외하기로 했다. 당시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가 제외된 이유를 “동종사건 재판 계속 중인 경우”라고 반복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회의록을 보면 사면심사위원들은 남 의장이 ‘전문적으로’, ‘직업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사면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주로 개진했다. 이뿐 아니라 사면심사위원회는 남 의장 외에도 용산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이충연 당시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과 철거민 김주환 씨를 제외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가장 먼저 그의 사면에 문제제기를 한 이형규 위원(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남경남의 경우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고 생계형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면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도 “남경남의 경우 직업적으로 활동을 하는 사람이므로 그 결과에 따른 불이익도 감수하는 것이 맞고, 국민적 인식을 고려하더라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손창용 위원(서울대 언어교육원장)은 “남경남이 2013년 사면에서도 배제됐는데, 당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용산사건 이후 행적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참사 이후에도 전국철거민연합 의장을 지내며 각종 재개발·재건축 분쟁 현장에서 철거민들의 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특별사면 불발의 이유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법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동종 사건 재판”을 사면 배제의 원인으로 밝힌 건, 고계현 위원(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고 위원은 “용산사건의 경우 무리한 강제진압이 근본 원인 중 하나”라며 “철거민들이 생계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면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경남의 경우는 직업적 활동가이기 때문에 배제되어야 한다는 시각보단 이 사건 이후 다른 사건으로 재판 계속 중이기 때문에 배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주흥 위원(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이충연, 김주환 씨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위원은 “남경남과 같은 형을 받은 2명도 남경남에 준하는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므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씨와 김 씨도 당시 남 의장과 동일하게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13년 특별사면된 바 있다.
이때도 고 위원이 나서 “2명은 철거민들이 스스로 선출한 대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지위만을 이유로 사면에서 배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오히려 공권력 과잉에서 초래된 사건임을 고려해 국민 통합 관점에서 사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위원장이었던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용산사건을 완전히 정리한다는 이번 특별사면의 의의를 생각하면 2명을 더 남기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동조했고, 손창용 위원도 “징역 1년 차이를 이유로 사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보탰다.
남 의장은 2013년 이충연 씨 등이 특별사면될 당시에도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정부는 ‘배후 조정 사범’이라는 이유로 그를 위원회의 논의 대상에도 올리지 않았다. 정수봉 당시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은 용산참사 관련자 사면 상신 이유를 설명하면서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을 돕고 사회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용산사건 관련 수감자 6명 중 배후조정 사범 1명을 제외한 5명을 선별했다”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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