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규 칼럼] 권한위임이 잠재력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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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전은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70여 미터를 드리블하고 7명에게 에워싸였으나 황희찬에게 절묘하게 패스했다. 세계가 감탄한 이 장면을 보고 또 본다. 손흥민 선수는 알고 있을까? 자신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오늘날 손흥민 선수가 있기까지 그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웅정 씨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손 선수가 어릴 적에 축구를 좋아하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그러면서 멀리 내다보고 기본기를 다지는 데 중점을 두었다. 무엇보다 바른 인성을 갖도록 자신부터 행동거지를 바르게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한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쳐서라도 뛰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현재 ‘잠재력 개발자(Potential Developer)’로 활동하고 있다. 몸을 담고 있는 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일을 맡고 있다. 군 복무 33년 동안 장병들의 굳센 의지를 키우던 임무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장병과 함께하면서 잠재력이 없는 이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군은 장병들에게 잠재역량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개인의 발전은 곧 국방력 증강이다. 진급심사 때 중요한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필자는 복무 중, 군 교육기관과 일반 대학원에서 많은 교육을 받았다. 국민이 준 가장 큰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에 보답하고자 전우들의 잠재력을 발견해 주려고 열정을 쏟아붓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숨은 잠재력을 끌어내는 노하우 세 가지를 찾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신뢰 기반의 권한위임, 원활한 소통,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진=Freepik jigsawstocker]

신뢰를 보내며 권한을 위임하면 몇 배의 성과를 낼 수 있다. 권한위임은 아랫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다’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이다.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상급자에게 “어떻게 할까요” 보고하는 시간에 직접 상황을 조치할 수 있다. 여기서 자신감까지 얻는다. 무슨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다.

상호 원활한 소통은 잠자는 잠재력을 깨운다. “이것 내일까지 보고해라” 식의 명령에는 “네, 알겠습니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반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네, 내일 오후 2시경 토의하세”라고 부탁하면 눈빛만으로도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함께 해결책을 찾으니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서로 자신의 능력에 깜짝 놀랄 것이다.

또 저마다의 강점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강점강화가 곧 잠재력 개발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을 메우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차라리 이 시간에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면 그 결과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언젠가 그 강점은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자칫하면 망치로 유리를 닦게 하고 솜털로 못을 박게 하는 식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거장이나 인물을 보면 일찍이 자신의 잠재력을 알고 끊임없이 개발하고 특화시킨 사람이다. 이들은 현재 이 순간에도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꽃이 피는 시기가 각각 다르듯이 잠재력이 터지는 시기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므로 끝까지 인내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 활짝 피어날 것이다. 늦다고 할 때가 제일 빠르다. 지금 당장 숨어있는 잠재력을 끌어내자. 자신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