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구청 청소대행업체 비리를 폭로했던 노동자들이 10개월째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업체는 쫓겨났지만, 노동자들은 체불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이 검찰에 ‘구속 수사’를 요청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대구지방검찰청은 수사에 나서지 않아 노동자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J환경의 임금 착복 의혹을 제기한 노동자들은 이후 해고와 복직을 반복했다. 남구청은 계약된 금액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해 12월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J환경이 계약해지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새 업체 선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길게는 10개월, 짧게는 4개월 동안 무직 상태에 놓였다.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 조사 결과, 노동자 12명이 받지 못한 임금은 1억7천여만 원에 이른다. 12월 한달 임금과 퇴직금, 해고 기간의 임금상당액 등이다. 현재 노동자들은 법률구조공단에 체불임금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김우일 대구일반노조 진솔환경지회장은 “악덕 업체를 몰아냈다는 영광은 있지만 상처뿐이다. 노동자들은 10개월째 생활고로 편의점 알바, 건설 일용직, 청소 대체인력 일을 하고 있다”며 “정의가 살아있다면 검찰은 지금이라도 사장을 구속시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일 지회장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고 이행강제금 1,300만 원을 냈다. 사장 주변 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면 천억 자산가라고들 말한다.?이행강제금은 내더라도 노동자들 임금은 주지 않겠다는 심보”라고 지적했다.
서부지청은?지난 3월 16일 J환경 경영주 3명에 대해 근로계약서 미작성, 연차휴가수당 미지급 등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조합원 불이익 취급, 단체교섭 해태 등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최저임금법 위반 등 모두 9개 법 조항 위반으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구속 수사’를 요청했다.
앞서 서부지청은 지난해 11월에 J환경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이후 두 차례나 재조사 지휘를 내렸다. 재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말 남구청과 계약이 만료된 J환경은 노동자 12명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업체 대표?명의를?바꾸는 등 피의자가 조사를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20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일반노조는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악덕 비리업자 J환경 사장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조정훈 민주노총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임금을 체불하고 부당노동행위를 했는데도 검찰이 사업주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다른 사업주에게 그렇게 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며 “이 나라가 법치주의라고 하면서 이상하게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법치가 없다. 노동청 조사 중에도 임금이 체불됐는데 검찰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구청은 J환경에서 일하던 12명 노동자 모두를 고용 승계하는 조건으로 입찰 공고를 냈고, 현재 마지막 적격심사 중이다. 새로운 업체는 오는 5월 1일부터 계약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윤영애 남구청 주민생활국장은 “그동안 업체들이 임금에서 돈을 남기는 관행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대행업체가 미화원들에게 제대로 임금을 지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좌입금의뢰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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