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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는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건강검진 중간 현황에서 폐암 의심 소견이 나온 것을 두고 대책을 촉구했다. 7일 이들은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암 산업재해가 속출하는데 교육부장관과 교육감들은 왜 공식적인 의견이 없냐. 근본 대책을 약속해 달라”고 했다.
강득구(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양시 만안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2022년 10월 15일 기준)를 보면, ‘폐암 의심·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학교급식실 노동자가 대구교육청 13명·경북교육청 8명이었다. 전국적으로는 187명이다. 해당 결과는 검사 대상인 55세 이상 10년 근무자에 국한됐고, 경기·충북·경남 교육청 검사 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관련기사=대구 학교급식노동자 34.8%, 폐 CT 이상소견(‘22.10.13))
폐암 원인으로 급식실 노동 환경 가운데 고온에서 음식을 튀기거나 볶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cooking fumes)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환기시설 개선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학교급식 조리실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를 제작했지만 현장 개선은 더딘 상황이다.
노조는 “동일 연령 여성에 비해 35배 높은 충격적 발병율”이라며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누락된 지역 결과를 포함하면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판정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급식실 폐암 산재 인정 이후 2년이 흘렀고, 벌써 5명이 사망했지만 폐암 위험이 줄어든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근본대책을 마련하고, 특히 환기시설 개선 대책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환기시설 개선이 없는 학교 급식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고발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학교급식실 전수조사를 통한 ‘작업중지권’ 발동도 고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대구교육청은 환기시설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기준 미달 학교를 대상으로 개선 사업 추진을 예정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역시 배치기준 개선 논의 마무리 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노조는 업무 강도를 줄이기 위한 1인당 식수인원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초등 조리원 1인당 급식인원 140명에서 최대 165명으로, 중고는 120명에서 최대 150명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배치기준이 개악됐다”고 했다.
따라서 “높은 배치기준은 사고 위험도 크고, 급식노동자들이 ‘골병’이 든 채로 일하게 만들고 있다”며 “노동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니 만큼 인력 충원을 통해 안전한 학교 급식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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