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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서 추진 중인 ‘별빛천체과학관’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 계획안이 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일 오전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회는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며 안건 보류 결정을 내렸다.
달서구는 별빛캠핑장 유휴부지인 송현동 산 56번지 일대(대지면적 3,701㎡)에 2025년 완공 목표로 1,800㎡ 규모의 2개층(지하 1층 ~ 지상 1층)으로 된 별빛천체과학관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과학관은 ▲전시실 3개소 ▲천체투영실 ▲교육실 ▲천체관측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역주민에게 과학 문화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주변 시설(별빛캠핑장과 목재문화체관, 생태놀이터)과 함께 복합생활문화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건립타당성 연구용역 결과 편익비용분석(B/C)은 1.01로 기준치인 1을 가까스로 넘겼다. 1을 넘으면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는 의미다.
과학관은 건립에만 158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하다. 달서구는 구비 98억 원을 비롯해 ▲특별교부세 20억 원(2024년) ▲교육비 특별회계 20억 원(2024년) ▲특별교부금 20억 원(2025년)을 확보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연간 6억 7,800만 원의 운영비가 소요되는 것도 문제다. 내년 본예산 일반회계 기준으로 달서구가 사용할 수 있는 재량예산이 약 1,108억 원임을 감안하면 관련 사업비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과학관 건립 기본계획은 지난 2020년 수립됐고, 이후 기본구상 용역을 거쳤다. 당초 사업비 상당 부분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립 전문과학관 사업’ 공모를 통해 조달하려고 했으나, 탈락했다. 올해 과학관 건립 기본계획 및 콘텐츠 연구용역이 시행됐고, 국립대구과학관 등 6개 기관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달서구 내부 공유재산심의회와 지방재정투자심사 심의는 원안가결과 적정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의회 관련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박종길 복지문화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은 “구 재정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안건 보류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의원들이 해당 사업 준비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적된 우려에 대해 집행부가 구체적인 계획안을 더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달서구는 추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영철 동굴과학관TF팀장은 “저희도 안건이 보류된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부결이 아니라 보류된 상황이라 다음 회기에 재논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비 부담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예산을 줄이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과학관’이라고 할 만한 것은 국립대구과학관(달성군)과 국립대구기상과학관(동구)가 전부다. 지역주민들의 접근성과 공공적 측면에서 달서구에도 과학관이 필요하다. 수익성이나 예산 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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