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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기초의회 회의 방청을 간다. 본회의장에 기자석을 따로 마련해둔 곳도 있고, 간단한 개인정보를 적고 방청권을 들고 들어가는 곳도 있다. 기초의회 회의는 기본적으로는 공개 회의고, 지방자치법에도 그렇게 규정돼 있다. 각 의회 홈페이지에선 영상 또는 서면 회의록을 확인할 수 있지만 회의록 업로드까지 몇 주에서 한 달까지 상당 시간이 걸린다.
지난 2월, 대구 중구의회 임시회 의사일정 가운데 업무 계획 보고가 있었다. 봉산문화회관, 기획예산실, 홍보소통실 등이 그 대상이었다. 10시에 회의는 시작되었고, 1시간 가량 지나 회의실에 들어가 공무원들 사이에 끼여 방청을 했다. 방청을 시작했을 땐, 의원석 7석 가운데 3석이 비워져 있었는데, 10분쯤 지났을까? 비워있던 자리가 갑자기 채워졌다.
회의가 끝나고 A 의원은 기자에게 “보통 기자가 방청을 오면 의회 직원들이 말하고 다닌다. 기자님이 와서 (의원들이) 부랴부랴 회의에 들어온 것”이라면서 “평소엔 휴대폰만 보더니 오늘은 질문도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방청을 가서 활발한 의정 활동에 보탬이 되었다니 다행이었다.
지난 18일 달서구의회 정례회 기획행정위원회 회의도 방청을 했다. 두류3동을 시청동으로 바꾸는 조례안 심사를 보기 위해서 였다. 결과적으로 안건 상정이 되지 않았지만, 상임위원장실에 몰려든 주민들이나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현장에 가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회의 후에도 상황에 관해 따로 시간을 내서 이야기 해주기도 했다.
그 무렵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장은 가능하면 회의에 방청을 오라고 기자에게 독려하기도 했다. 과거 취재를 했던 내용에 대한 행정감사가 이뤄지는데, 여기에 대한 질의가 이뤄진다고 했다.
반면 지난 23일 경제도시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방청에는 들어가려다 ‘불발’ 됐다. 위원장은 회의 10분 전에 의원들을 긴급 소집해 ‘기자 방청’에 대한 논의를 했다.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었는데, 의원들은 내부 논의를 통해 ‘기자 출입 금지’를 결정했다. 정확한 이유는 설명듣지 못했다.
공식적 기록을 남겨 나중에 홈페이지에도 확인할 수 있는 회의를 굳이 방청을 ‘비공개’ 했다는 건, 견제와 감시를 두려워했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비공개를 원했던 의원님들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기초의회는 무용론부터 실력 부족, 각종 비위 논란이 계속 나온다. 일반 시민이 기초의회에 더 많이 관심을 준다면 더 나은 의정활동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각자 일이 바쁜 시민이 일일이 그걸 챙길 수 없다는 것이고, 일정 부분 언론에서 그 역할을 해야한다. ‘관심’을 두려워 하는 의원님들의 의정 활동은 더 많은 관심으로 보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지 싶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