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MBC 라디오 ‘여론현장’이 대구2.28민주운동의 새 사료들을 발굴해, 5부작 라디오 특집 방송을 시작한다.
‘여론현장’은 21일 오전 8시 35분~9시 대구MBC 표준 FM 96.5MHz 채널에서 5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드라마 <내일이 오면>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부터 25일까지 2.28운동과 관련한 새로운 사료와 증언들로 60여 년 전 상황을 재현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이 확보한 사료도 눈길을 끈다. 제작진은 2.28 학생의거 선언문 작성자인 故 하청일 선생의 생활기록부를 발굴했다. 또한 당시 김영기 경북고 교장이 오임근 경북도지사에게 보낸 문건을 재조명했다. 의거 당시 사진에 찍힌 연행되는 여학생이 경북여고 학생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故 하청일 선생의 생활기록부에는 어떠한 평가가 나와 있을까. 당시 담임 교사가 작성했을 것으로 보이는 이 생활기록부에는 하청일 선생을 “(하청일 선생이) 2.28 학생의거 선언문 작성자로 당시 관헌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며 ‘혁명가’라고 적었다.
김영기 당시 경북고 교장이 작성한 문건에서는 2.28운동 전후 교내 사정을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 문건에는 “학교형편에 의하여 하오 1시부터 시험칠 것을 발표했으나 별로 이에 대한 반응은 없었음.”, “몇개 반에서 강경한 일요일 등교 시험에 반대가 있었으나 일단 무마하여 무사히 하교시킨 후 직원회를 열어서 이의 대책을 강구한 결과 우선 예정대로 시험을 시행할 것을 결정하였음.”, “학생의 불법 시가 시위가 즉시 수습된 것은 오로지 귀하의 기민적절한 조치의 결과라고 양찰하읍고 오직 감격할뿐이다” 등 구체적인 당시 상황이 나와 있다.
2021년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개최한 사진전에서 공개된 사진 속 연행되는 여학생이 경북여고 학생인 것도 제작진의 자료 확인 과정에서 확인됐다.
새롭게 확인된 사료는 어떤 내용으로 재현될까. 21일 1부 방송분에서는 故 이대우, 故 손진홍 선생 등 2.28운동 주역들의 육성을 통해, 갑자기 일요일 등교를 강제한 상황과 그 배경, 그 이후 학생들의 연합 시위가 기획되는 과정 등을 살펴봤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분에서 故 이대우의 딸 이윤지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교 작곡과 교수가 작곡한 타이틀 음악도 함께 선보였다. 22일에는 ‘잠들지 못하는 밤’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윤창준 ‘여론현장’ PD는 “2.28민주운동의 새로운 사료와 증언들이 역사의 탐구와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확보한 사료와, 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인물들을 보충 취재해서 내년 2월 2.28 시기에 맞춰 TV 다큐멘터리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MBC라디오 ‘여론현장’ <내일이 오면> 21일 방송 페이지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