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영양군만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급

대구시, 기초지자체 등 조례는 있지만, 예산 편성 안 돼
경북도, 공공 청소년시설에 무료 자판기 설치 중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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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에서 영양군이 유일하게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생리대)를 보편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21일 <뉴스민>이 자치법규정보시스템, 자치단체 등에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와 경북 봉화군·성주군·고령군·영양군·청송군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조례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조례를 근거로 지원하는 곳은 경북 영양군이 유일하다. 지난해 <뉴스민>이 관련 상황을 확인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를 추가로 만들었다. (관련기사=경기·광주 청소년 생리용품 보편 지급 시작···대구·경북은?(‘22.07.12))

영양군은 지난해 12월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 4월부터 시행했다. 실제 생리용품 교환을 할 수 있는 상품권 첫 지급이 이뤄진 건 지난 달 부터다. 영양군에 거주하는 여성청소년은 읍·면 사무소에서 신청할 수 있고, 연간 1인 기준으로 1만 2000원에 해당하는 상품권 7개월 분을 제공받는다. 올해 기준 지원 대상은 310명이다. 경북 영양군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조례를 근거로 해서 올해부터 지원하고 있다. 실제 지급은 지난 달 처음 이뤄졌다”며 “우리 군은 인구도 많지 않고, 대부분 노령인구가 많아서 수혜 대상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 경북도 한 기초자치단체 여성청소년 시설에 설치된 자판기 형태의 생리용품 무료 지급기 모습 (사진=영천시청)

경북 봉화군은 2020년, 성주군·고령군 2021년, 청송군은 올해 각각 여성청소년 보건위생 물품 지원 조례안을 제정했으나 현재까지 보편 지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지자체에 문의해보니 공통적으로 예산 문제를 꼽았다. 일부 지자체 담당자는 해당 조례에 대해 잘 몰랐다. 지자체 관계자는 “그 정도 예산이 확보되기 쉽지 않다”며 “생리대를 지급하는 방법 등 운영상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북도는 최근 개정한 청소년복지법을 근거로 올해 도내 공공 청소년시설 및 기관 41개소 여성화장실에 자판기 형태의 무료 생리대 지급기 62대를 설치했거나 하는 중이다.

지난 4월 개정한 청소년복지법 제5조 3항에 근거해 여성청소년에 생리용품 보편 지급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시행령에서 저소득층 등으로 지원 대상이 한정됐다. 여성가족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족에 속하는 만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국민행복카드 바우처 포인트로 월 1만 1,500원, 연간 최대 13만 8,000원을 지원한다.

따라서 현재로선 보편 지원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광역자치단체로 보면 지난해 경기도와 광주광역시가 가장 먼저 시작했고, 올해 인천광역시가 추가돼 총 3곳 광역자치단체가 보편 지급을 하고 있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수혜자 2.8% 불과

21일 용혜인(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17개 광역시도의 저소득층 생리용품 지원 사업 신청률을 공개했다. 대구 92.3%, 경북 84.9% 등 82.6%~ 96.6%로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용 의원은 “지난해 해당 사업 신청 인원이 약 11만 2,000명으로 전체 여성청소년(9~24세) 인구인 390만명의 약 2.8%에 불과하다”면서 “청소년복지법 개정에서 보편지급 지원 근거가 마련된 만큼 지원 대상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관련 법에 근거한 정부 차원 보편 지원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과 관계자는 “확대하려는 기조는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 공감대와 예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