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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재개관을 앞둔 동성로 야외무대와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다양한 시민의 적극적인 의견수렴이 없었다’고 지적한 것에 중구청이 인정하고 대안 마련을 약속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예술단체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하고 앞으로 보완하겠다”며 “조립식 연단과 캐노피 설치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4일 오후 ‘동성로 야외무대 재정비사업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선 공사 진행 과정이 공유되고,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에는 류규하 중구청장, 전정현 관광진흥과장 등 중구청 관계자와 은재식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정구현 대구민예총 사무처장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동성로 야외무대 재정비 사업은 전문가 등 7인의 자문위원회의 의견수렴을 통해 이뤄졌다. 애초 1차 디자인은 무대 형식이었으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종 디자인은 단상 없는 삼각형 기둥형식의 무대로 결정됐다. 이 디자인은 삼각형 기둥이 LED로 미디어아트 등 영상물을 비추게 되며, 전기 등은 사용할 수 있으나 스피커는 출력이 떨어지는 내부 장착용 동영상 스피커로 설치된다.
기독교교회협의회대구인권위원회,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연대 등 대구인권단체모임은 3일 성명문을 통해 야외무대 재정비사업의 논의 과정과 진행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동성로 야외무대 새 명칭은 ’동성로 28광장‘, 민주광장 역할 유지할 수 있을까 (22.11.08.))
이날 간담회에서도 ▲삼각형 기둥형식의 야외무대는 무대보단 조형물에 가까워 시민의 표현, 자유, 참여가 보장되기 어렵다는 점 ▲연단이 없어 뮤지션이 보호받기 어려운 점 ▲소규모 문화단체나 뮤지션 등 별도 재정을 들여 연단을 세우기 어려운 이들은 이용에 배제된다는 점 ▲우천이나 눈 등 천재지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점 ▲시민사회단체나 예술단체가 야외무대 사용신청을 할 때 불허되는 경우가 있는 점 등이 지적됐다.
중구청 측은 간담회 자리에서 “연단이 없어 집회나 공연에 배제되는 점이 있다면 조립식 연단을 기술적으로 찾아보겠다. 우천 등을 피할 수 있는 캐노피 설치도 고려해보겠다”며 “(사용 신청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부서에 다시 점검하겠다. 필요하면 다시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훈 중구청 관광시설팀장은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지금 디자인도 무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피커는 미디어 파사드 연출을 위해 장착한 것이므로, 공연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야외무대 신청에서 스피커를 이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대부분 자기 스피커를 가지고 오셨다”며 “조립식 연단이 가능한지는 면밀히 따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비용뿐만 아니라 안전이 걸린 문제라 쉽지는 않다. 구조상 캐노피 설치는 더 어렵지만,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