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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의 학교급식 특정감사 결과 발표 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상급식 시장은 전국적으로 부패의 사각지대”라고 밝혔지만, 치명적 비리는 없었다. 감사 지적사항 집계 방식이 대구시가 함께 진행한 다른 보조금 감사 지적사항 집계 방식과 달라 무상급식을 잘못된 정책으로 몰아가려는 침소봉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15일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은 ‘대구 학교급식 운영실태 특정 감사’ 결과를 각자 발표했다. 대구시는 학교급식 운영 실태와 관련해 지적사항이 1,827건이라고 밝혔고, 대구교육청은 224건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대구시가 학교급식 지적사항을 집계한 기준이 함께 감사한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대구교통공사 전출금 지적사항 집계 기준과 다르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급식 관련 감사 지적사항 집계시 동일한 위반 사례도 위반 일자를 모두 따로 지적사항으로 상계했다. 예를 들어, 학교가 매일 작성하는 식재료 검수서에 담당자 2명 중 1명의 서명이 누락된 건이 87일간 반복된 것을 두고 대구시는 87건 위반으로 지적했고, 교육청은 1건으로 집계했다.
그런데 다른 기관 감사 항목에 대해서는 동일한 위반 사례는 복수 관계자·여러 날에 걸쳐 벌어진 일이라도 하나의 위반 사례로 집계한 것으로 보인다. 즉, 급식 감사 집계 방식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다른 기관의 ‘운전직 종사자 식당 정산방식 부적정’, ‘임원 제수당 지급 근거 일부 미비’ 등 지적사항도 지적 1회가 아닌 정산 등 위반 횟수마다 따로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감사결과 발표 후 ‘침소봉대’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전국여성노조 대구지부·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대구영양교사회·우리복지시민연합은 16일 “특정감사 결과를 침소봉대할 것이 아니라, 상식이된 무상급식의 가치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감사 동안 자료를 준비해 제출한 영양사, 영양교사의 노고에 감사와 사과를 표하고, 그들을 부패카르텔의 고리로 몰아간 것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급식 자체를 부패 온상으로 만든 기만적 행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시민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대구시와 교육청의 지적건수 차이는 단순한 해석 차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라며 “다른 의도를 바라고 결과를 침소봉대하거나 무상급식은 좌파라는 식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 또한 용인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14일 “자체적인 감사는 각 지자체에서 주체적으로 할 일”이라며 “무상급식 자체가 잘못된 정책처럼 몰아가려는 홍 시장의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지 염려되며, 아이들의 밥그릇까지 정치적, 진영적 논리로 끌어가려는 것이 참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시는 1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교급식 운영실태 감사에만 엄격한 집계 방식이 적용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유실 대구시 감사위원장은 “학교 한 곳마다 1개 기관으로 보고 집계했고,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버스조합 전체에 보조금을 준 것으로 살펴봤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지적사항이라 19건으로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학교급식 감사결과, 대구시-교육청 보조금 24억 환수 엇갈린 입장(‘22.11.15))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