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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의회가 강원 레고랜드발 투자 기피 현상으로 번진 경산지식산업단지 사업자 채무 불이행 사태를 대비해 경산시가 마련한 추경예산 280억 원을 상임위에서 의결했다. 상임위에선 채권자들 재투자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채무이행 후 세금 환수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집행부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편성안은 오는 7일 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앞서 경산시는 경산지식산업단지 개발 사업 특수목적법인(SPC)인 경산지식산업개발(주)가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를 앞두고 혹시 모를 채무불이행 사태를 대비해 예산 280억 원을 추경 편성했다. 4일 의회 행정사회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는 집행부 편성안의 원안을 가결했다. 다만 행정사회위원회에서는 또다시 추경예산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경산시의 보증채무 이행 책임에 따른 자금 회수 방안을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상임위 통과에 따라 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심각한 우려를 집행부에 전했다. 이들은 ▲투자 증권사 2곳 중 1곳인 하이투자증권의 투자 포기는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내년까지 만기 되는 하이투자증권 어음 558억 원을 전부 대신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고 ▲11월 신규 투자를 확약한 한국투자증권 또한 12월부터 만기 되는 어음에 대해서는 확약하지 않았으며 ▲우선 지급보증한 세금을 추후 회수하는 방안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산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경산지식산업개발이 9년 만기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은 총 2,717억 원이다. 현재 867억 원을 상환해 잔액은 1,850억 원이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이 1,292억 원, 하이투자증권이 558억 원의 어음을 갖고 있다.
9일 만기 되는 어음은 560억 원(한국투자증권 390억, 하이투자증권 170억), 12월 7일 만기 780억 원(한국투자증권 545억, 하이투자증권 235억), 12월 23일 만기 150억 원(한국투자증권 105억, 하이투자증권 45억), 1월 13일 만기 360억 원(한국투자증권 252억, 하이투자증권 108억)이다.
경산시는 우선 9일 만기되는 하이투자증권 어음 170억 원은 경산지식산업개발(주)의 최대주주이자 사업 시공사이기도 한 대우건설이 상환하는 방안을 대우건설 측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불발될 경우 이번(2차) 추경예산으로 납부하고, 추가적으로 도래하는 만기 어음에 대해서는 또 다른(3차)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당장 만기되는 어음 170억 원을 납부한다면 올해 하이투자증권 어음 만기분은 이번 추경예산으로 납부 가능해, 3차 추경예산 편성은 하지 않아도 된다.
권중석 의원(국민의힘, 서부2ㆍ북부ㆍ중방ㆍ중앙동)은 “대우건설이 수익을 계약보다도 훨씬 많이 가져갔다. 하지만 정작 지식산단은 자본잠식상태라 돈이 없다”며 “정부에서도 대책 차원에서 50조 자금을 푼다고 하는데, 시도 정부도 대책을 세우니 투자회사 등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지식산단의 분양 원가가 분양 수익보다 높아서 팔아도 적자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부2ㆍ북부ㆍ중방ㆍ중앙동)은 “하이투자증권은 고위험군의 투자사다. 채권 연장이 될 것인지 의심이 있었어야 한다. 그런 가운데 강원도에서 불을 지폈다”며 “사업자인 경산지식산업개발은 뭐하느라 이렇게 시간을 보내서 난리 냈는지에 답답함과 분노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은 “이걸로(280억 원) 모자라서 더 편성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보통 일이 아니”라며 “앞으로 지급보증한 금액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옥 의원(국민의힘, 압량읍, 자인ㆍ용성, 동부동)은 “한국투자증권이 1차(11월 9일)는 확약했지만, 2차 만기 어음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이 빠질 경우, 그리고 대우증권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리스크를 최소화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산시는 의원 지적 중 경산지식산단은 대체로 분양 예정이 돼 있어 사업 부실 우려는 없으며, 대우건설과 계약상 지급보증에 쓴 자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재국 경산시 경제환경국장은 “대우건설과 계약상 경산시가 지급보증한 금액에 대해서는 사업 종기 후 경산시가 요구시 공사비 한도 내에서 1개월 이내에 지급하도록 계약했다”며 “사업 종기는 계약상 오는 5월이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에서 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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