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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가던 길에 보고 참석했다. 나와 같은 20대라서 뉴스에 더 눈길이 갔다. 대기업인 SPC의 근무 환경이 이렇게 좋지 않을거라 상상도 못 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29세 최모 씨)
28일 오후 대구 동성로 옛 중앙파출소 분수광장 앞에서 ‘SPC 산재사망 노동차 추모와 책임자 처벌을 위한 대구지역 문화제’가 열렸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주최로 한 시간가량 열린 문화제에선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별도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문화제에는 시민사회, 진보정당 관계자들을 비롯해 5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자리를 지켰다.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 끼임사가 발생한 후 전국적으로 진상조사와 불매운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문화제 개최 이유에 대해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외면하는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사회를 그대로 둘 수 없다.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움직임을 규탄하고, 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사회적합의 이행하라, 휴식권 보장하라, 노동조합 인정하고 책임자 처벌하라’는 요구사항을 갖고 작년부터 천막농성, 오체투지, 단식까지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며 투쟁하고 있다”며 “고인과 공장 동료들, 현장 관리자가 모두 한국노총 조합원이지만 안전은 소속과 관계없는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다.
심순경 대구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고인이 자기 삶을 꾸리기 위해 밤낮 일했던 모습은 나, 내 친구, 지금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안전하게,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며 “오늘 출근했으면 오늘 무사히 퇴근하고 싶다. 권리가 보장되는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 SPC가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책임을 질 때까지 SPC그룹 제품을 먹지 말자”고 말했다.
추모제에 참여한 직장인 최 모 씨(29)는 “불매운동에 참여하진 않지만 고인이 나와 나이가 비슷한 사건이라 더 뉴스를 찾아봤다”며 “사람이 죽어야만 대책을 마련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