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봉산문화회관(관장 정정숙)이 ‘2022 기획공작소Ⅳ 이태형 – 인연(因緣)’전을 개막했다. 시간과 공간의 겹침을 가로와 세로의 색면 조합으로 표현한 이태형 작가의 이번 전시는 12월 25일까지 열린다. 전시 부제는 ‘다시 만나거나 못 만나거나’이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은 짙은 바탕색 캔버스 위에 사각형 부재를 수직과 수평으로 교차했다. 구조물 부재의 굵기와 띠 장식은 정교하게 계산된 듯이 치밀한 짜임새를 보인다. 이번 전시는 ‘신모란도’나 ‘인물’ 등 기존 작업과 완전히 결별한 새로운 작품만으로 꾸몄다.
이어지는 작품들도 수직과 수평을 교차시킨 점에서 대바구니 같은 구조를 띤다. 그러나 색상과 굵기 같은 모양과 교차한 기울기가 작품마다 달라 차이가 확연했다. 작가는 전체 전시작에 같은 이름을 붙였는데, 이들은 모두 ‘그대에게’ 연작이다.
조동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전시장 입구부터 보이는 가로와 세로의 색면 조합은 작품 관람 내내 얽히고 설켜 있다. 좁은 선과 넓은 선, 화려한 색채와 무거운 색채, 가로와 세로가 만들어낸 단순하고 절재된 조형형식이 전시장 내부를 변화와 통일의 이미지로 이끌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조 큐레이터는 “자신의 미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예술가들의 험난한 도전적 과제는 결국 창의적인 자기파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야 그 해답을 얻는 경우가 많다”며 “작가는 고희(古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또다시 변화의 영토를 개척하고 탐험하는 모습을 보면 몽상가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작가를 평했다.
이태형 작가는 “나는 내 귀의 이명처럼 한없는 망상을 한다. 목적도 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는 끝없는 알고리즘에 빠져 세상의 모든 단어들을 걱정하고 때론, 위로받기도 하면서 이곳저곳 그렇게 손에 닿지 않는 문들을 열고, 닫고”라고 작가 노트에 적었다.
전시실에서 만난 이태형 작가는 “새로 시도한 이번 작업들만으로 전시회를 꾸민 것도 잘한 선택이었다. 많은 이들이 잘한다 하니 신나서 더 그렸다”고 말했다.
이태형 작가는 계명대학교 회화과와 같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으로 갤러리 문101(대구, 2022), D.ART 갤러리(대구, 2021), 대구문화예술회관 중견작가초대전(대구, 2017) 등과 단체전으로 포항시립중앙아트홀 ‘가상과 현실을 잇다’전(포항, 2021), 루모스 갤러리 ‘전태일 기금’전(대구, 2020), 김해문화의전당 김해비엔날레(김해, 2019) 등을 가졌다.
전시 기간은 2022. 10. 19.~ 12. 25.이고, 관람 시간은 10:00~18:00.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문의는 053-661-3500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