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원 ‘물고문 학대’ 의혹 사건 “수사 지연”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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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물고문 등 성락원 학대 의혹 사건 수사가 지연된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20일 오후 2시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고문 등 학대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도록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락원 거주 장애인 물고문 의혹 사건은 시설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에게 강제로 물을 틀어 학대했다는 사건으로, 2021년 4월 내부고발 등으로 의혹이 제기된 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책위와 경산시에 따르면, 성락원에서는 현재까지 물고문 의혹 사건 외에도 장애인에게 억지로 음식물을 먹인 행위, 물리력 행사를 통한 장애인 학대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지난 6월에는 성락원 거주 장애인이 식사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슴을 여러 차례 때려 장애인복지법을 위반했다며 시설 사회복지사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경산시는 성락원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를 벌인 후 지난해 9월 ‘물고문’ 등의 거주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건으로 1차 개선명령을 내린 상태다.

대책위는 이런 상황에서도 핵심적인 물고문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신속한 수사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우리는 1년이 넘게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언제까지 사건을 끌며 학대 피해자를 외면할 것인가”라며 “물고문 학대 사건은 집단 시설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의 결과다.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박재희 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사법 처분이 늦어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성락원의 장애인은 일상적인 학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장애인 학대는 중대한 범죄로, 검찰이 더 적극적으로 수사를 지휘하고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산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