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장애인 시간제 돌봄 사업 종료···“어떻게 살지 대안 없어”

"사업 성과 있는데 종료···전 구청장 치적사업이었나"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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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가 구비 100%로 운영한 장애인 시간제 돌봄서비스 지원센터 사업을 올해 종료할 예정이어서 장애인 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업 수요와 성과가 충분한데도 전임 구청장의 공약 사업으로 치부해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에 우려 나온다.

14일 오전 11시 대구발달장애인연대는 동구청 앞에서 장애인 시간제 돌봄서비스 지원센터 사업 종료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발달장애인연대는 시간제 돌봄서비스 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 부모 모임이다.

▲14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청 앞에서 장애인 시간제 돌봄서비스 센터 운영 종료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렀다.

시간제 돌봄서비스 지원센터 사업은 배기철 전 동구청장 공약 사업으로, 2019년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기존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유사한 기능을 하면서도, 종일제가 아닌 시간제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동구청은 2022년 기준 1억 9,000여만 원을 예산으로 편성했지만, 올해를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별도 추가 예산이 편성되거나 편성 계획이 있지도 않다.

대구발달장애인연대는 사업 만족도가 높은 데다가, 자녀들이 이미 적응한 만큼 동구청이 사업 지속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동구청 앞에서 1인 시위 등 반발을 이어왔는데도 동구청은 예산 편성 등 사업을 지속하는데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 사업을 통해 부모들이 잠시나마 쉼을 얻었고, 센터 이용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대부분의 시설은 시설이 정해 놓은 시간에만 이용 가능한데 시간제 돌봄처럼 필요할 때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부모들의 절실함을 전임 구청장의 공약 실현을 위한 일회성 사업에 이용한 후 구청장이 바뀌고 나서는 더 이상 이용할 가치가 없다는 듯 종료하려는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서민정 장애인시간제활동센터 마실 부모모임 대표는 “구청은 다른 사업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현실을 모른다. 웬만한 주간보호시설에서는 중증장애인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우리 자녀들은 지금 센터에 적응했고, 이 센터를 이용하면서 자녀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자녀들만이 아니라 자녀 가족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사업이 종료되면 어떻게 살지 대안도 없다”고 말했다.

사업 종료 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동구의회에서도 두 차례 제기됐다. 오말임 전 대구 동구의원은 지난해 12월 “2023년부터 예산이 끊길 우려가 있다. 내년부터 예산에 대해서 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좀 해 주십사 했는데 그 부분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고 언급했고, 최원영 당시 어르신장애인과장은 “특히 집중적으로 시에 건의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동구청은 사업 시작부터 한시적 사업으로 계획돼 이를 충분히 알렸고, 구비 전액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라 예산상 한계도 있다는 입장이다. 서유숙 동구 어르신장애인과장은 “(장애인 돌봄 시설은) 대부분 운영에 국비나 시비가 지원된다. 구 재원으로 지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부모님들 상황을 이해 못하지는 않지만, 시행할 때부터 올해 말까지 운영하고 종료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보다 정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시간과 처우에 대해 더 (지원이) 늘이는 상황이고, 개선도 되고 있어 충분히 다른 센터와 연계가 가능할 것”이라며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