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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이 봉도 아니고, 그것도 필요한 기관이죠. 그렇지만 우리 대구시 적자가 얼마입니까. 1년에 연간 400억이 이자로 나가는 거 아닙니까. 전부 빚내서 잔치하는 거 아닙니까?”
코로나19가 조금씩 잦아들자,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섰던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공격이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다. 14일 박우근 대구시의원(국민의힘, 남구1) 2023년도 대구의료원 운영 지원 출연 계획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시민 봉”이라거나 “빚으로 잔치”한다는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대구의료원 적자 구조를 비난했다.
지난 12일부터 대구시의회는 296회 임시회 일정을 소화 중이다. 14일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임인환)는 대구의료원 운영 출연금 등에 대한 심사에 나섰다. 대구시는 공익적 비용 결손 출연금 57억 원, 코로나19 이후 운영 정상화(회복기) 지원 출연금 10억 원 등 모두 67억 원 출연 계획을 의회에 제출했다. 올해 65억 원 보다 2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김철섭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대구의료원은 회복기가 상당 기간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역량 있는 공공병원으로서 혁신적인 기능 강화를 위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공공의료 전담기관으로서 혁신적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로 심의 부탁한다”고 출연안을 제안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박우근 의원은 “우리 대구 시민 혈세가 투입된다. 거기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이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경영실적 평가를 해서 우리가 적자 났는데, 문제점이 뭐가 되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무조건 돈만 가져가서 우리가 의사 부족하다고 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구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걸 전혀 안 하고 매년 지원해주니까, 대구 시민이 봉도 아니고”라며 “그것(대구의료원)도 필요한 기관이다. 그렇지만 대구시 적자가 얼마냐. 1년에 400억이 이자로 나가는 거 아니냐. 이게 전부 빚으로 잔치하는 거 아니냐”고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이영희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관은 “당연한 말씀이지만 지역 유일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에 대한 출연 기관의 관점은 다르다”며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에 대해선 취약계층 진료나 이런 부분을 위해 저희가 적극 투자를 하고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일반병원도 취약계층은 다 무료 진료한다”며 “개인 병원 가보라. 심지어 어떤 노인네들은 보면, 출근하는 게 병원으로 한다. 무료니까. 그렇게 하는데 여기에 또 그게 있느냐 말이야. 이해가 안 되는 게 많다”고 반박했다.
대구의료원 같은 공공의료기관이 돌보는 취약계층이 단순히 노인이나 서민층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모르는데서 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의원은 한동안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관을 대구의료원 관계자로 인식한 채 질의하는 등 대구시 공공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이해가 낮은 모습을 노출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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