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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급식종사자 폐 검사 중간 집계 결과, 대구에서 전국 평균보다 이상소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검사 결과가 집계된 5,956명 중 29.3%(1,748명)가 이상소견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구는 34.8%가 이상소견 통보를 받았다. 13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본인 희망에 따라 추가 검사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학교 급식실 근무 55세 이상 또는 급식업무 10년 이상 종사자를 대상으로 폐 CT 검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대구·울산·경북·전남·충남교육청 6곳은 검진을 완료했고 나머지 11개 교육청은 검진을 진행 중이거나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된 이후 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만안)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폐 CT 검진 결과 현재까지 5,956명 중 1,748명이 이상소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소견 중에도 폐암 의심에 해당하는 4단계가 61명(1.0%)이고, 그 가운데 ‘폐암 매우 의심’ 수준도 19명(0.3%)에 달했다.
대구는 올해 7월 25일부터 급식종사자 폐 CT 촬영을 시작해서 대상자 2,389명 중 1,269명이 검사를 완료한 결과 442명(34.8%)이 이상소견을 받았다. 전국 평균인 29.3%보다 높은 비율이며, 검진이 완료된 6개 교육청의 결과 가운데 이상소견자 수가 가장 많다. 4단계 결과를 받은 노동자도 7명이고 이 중 1명은 폐암 판정을 받았다.
아직 결과를 취합 중인 경북은 대상자 2,776명 중 8월 31일까지 병원으로부터 검진 결과를 전달받은 454명 가운데 117명(25.7%)이 이상소견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중 4단계 결과를 통보 받은 노동자는 8명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3개 노동조합의 연대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15일 서울에서 ‘전국 학교급식 노동자 대회’를 열어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대회 3일 전인 12일 오전,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급식실 노동환경 개선에는 미온적인 교육청을 비판했다. 대구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도 대구교육청 앞에서 “한국의 무상급식은 최고 수준이라는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해온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인골탑’이 그 실체”라며 “작년 급식실 종사자에게 직업성 폐암이 산업재해로 승인되며 시급한 해결 과제로 사회적 이목이 쏠렸지만 교육 당국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경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대구에 올해 7월 폐CT 촬영을 시작하기 전 이미 폐암 확진을 받고 휴직에 들어갔거나 퇴직한 학교급식노동자가 3명 더 있지만 이들은 집계에서 빠졌다. 또한 검사를 하지 않은 인원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폐암 확진 인원은 더 많을 것이다. 교육청은 이 통계까지 조사해 포함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득구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이상소견이 있는 노동자에 대한 추가검사 비용 지원계획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구·전북교육청의 경우,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13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갑)이 “대구 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일한 급식노동자 400여 명이 폐암 등 이상 소견이 나왔다. 이에 대한 추가 조사와 검사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강은희 교육감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의무조사가 어렵지만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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