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대형마트 의무휴일 변경 추진···마트노동자들, “휴식권 뺏으려는 처사”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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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대형마트 월 2회 주말 영업을 금지하는 방식에서 주중 휴무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구경북지역본부(서비스연맹)은 “마트노동자의 휴식권을 빼앗으려는 처사”라며 “윤석열 정부의 의무 휴업 폐지 시도의 연장선으로 규정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5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말 휴무 대신 주중 휴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결정은 구·군 단체장의 권한으로 현행법상 의무 휴업일은 공휴일 중에 지정해야 하지만, 이해 당사자와 협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로 지정할 수 있다. 대구시는 구·군, 전통시장 상인 등 이해 관계자들과 상생 방안을 협의하고 추진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서비스연맹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3일 오전 11시 서비스연맹 대경본부는 동인동 대구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규탄하며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 무력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 시장이 마트 노동자와 대화에 나서 의무휴업 무력화 계획을 철회해야 하고, 윤석열 정부 또한 의무휴업 폐지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노동자 참여 보장도 요구했다.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 중 평일을 포함하는 의무휴업을 시행하는 지역은 51개로 파악된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결정은 특별자치시장과 기초지자체장이 할 수 있다. 법률적으론 광역시장인 홍 시장에겐 의무휴업 결정 권한이 없다.  최재원 대구시 민생경제과장은 “권고를 통해 구·군이 평일로 휴무일을 전환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연맹 대경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요일 의무휴업은 유통산업발전법에서 노동자의 휴식권, 건강권과 중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핵심 조항”이라며 “의무휴업의 이해당사자인 마트노동자를 배제하고는 앞으로 어떤 논의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연희 마트노조 이마트 만촌지회장은 “일요일 의무휴업일이 있어 한 달에 한 번 눈치 보지 않고 가족, 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홍준표 시장은 약자의 것을 빼앗아 존재감을 내세우려 하지 말고 대구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 계속해서 의무휴업일을 변경하려 한다면 1만 마트노동자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최재원 과장은 “대구시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 사전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다. 대중소 규모의 유통업 간 이해관계가 있고, 그 안에서 근로자들이 근로 조건에 대해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 일단 기업 내부에서 잘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