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예술대 채용비리 국정감사···“학과 교수 절반이 구속”

강민정, "국악학과 교수 4명 중 2명 구속, 1명은 피의자···학습권 침해"
서병수, "홍원화 총장, 채용비리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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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국정감사에서 예술대학 일부 학과의 교수 채용 비리 문제가 지적됐다. 경북대에 따르면 경북대 일부 학과 교수는 교수 정원의 절반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국정감사에서는 채용 비리에 따른 학생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3일 오전 10시 국회 교육위원회는 대구교육청에서 경북대·경북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과 강원대, 강원대병원, 강원대치과병원 총 6개 기관에 대한 제400회 국회 국정감사를 시행했다. 교육위원회는 2개 반으로 나눠 지방감사를 시행했고, 이날은 감사 1반 소속 김영호, 강민정, 문정복, 안민석(이상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서병수, 조경태(이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감사를 진행했다.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이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강민정 국회의원(비례)은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에게 경북대 교수 채용 비리에 대해 질의했다. 학과 교수 대부분이 채용 비리에 연루돼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으며, 비리 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강사 임용을 위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국악학과 외에도 음악학과와 인문대 국문과, 사학과 채용 비리도 만연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채용 비리를 지적한 교수들이 오히려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국악학과 교수 2명이 구속돼 재판받고 있고, 1명은 지금 검찰에 송치됐다. 교수 4명 중에 3명이 이런 상태다. 수업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심된다”며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대학이 어서 해결해야 한다. 수업 중인 교수 1명은 비리 의혹의 당사자인데, 올해 강사 임용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음악학과에도 채용 비리 문제가 있는데, 경찰 내사를 이유로 대학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국문과와 사학과도 채용 비리가 있다”며 “(채용 비리를) 제보한 교수가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홍 총장은 “죄송하다. (국악학과는) 신임 교수 뽑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고, 조사 중인 교수는 현재 수업을 하고 있고 은퇴한 교수도 모셔왔고 강사 TF팀도 만들었다”고 답했다.

여러 학과에서 채용 비리 문제가 불거진 점에 대해 홍 총장은 “음악학과의 경우 10년 동안 매년 이렇게 내려오던 환경이 있다”며 “현재 TF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일부 혐의에 대해) 지방 광역수사대에 수사 의뢰한 상태기 때문에, 그 결과를 가지고 명백하게(조치하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 질의가 끝난 뒤, 서병수 국회의원(부산진구갑)은 “홍 총장 답변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며 채용 비리와 관련한 질의를 이어갔다.

▲서병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서 의원은 “퇴임한 교수 중에도 법적 문제가 되는 분이 있다. 총장은 내부고발 때문에 문제가 드러났다고 곤혹스러워하는 듯 하고, 음악학과에서 10년 이상 계속됐다는 말도 관행인 거처럼 말씀한다”며 “바로 잡으려는 의지를 볼 수 없다. 총장으로서 역할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장 직선제 때문에 (총장 후보자가) 선거활동에만 집중해서 총장에 당선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이 총장되면 법적 문제가 생겼을 때 온정주의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총장은 “총장이 광수대(광역수사대)에 신고한다는 건 강력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봐달라. 온정주의로 가서는 안 된다. 국립대에서 인사를 해 보면 안 되는 쪽에서 이의제기를 건다. (채용에 대한 학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과 기준에 따라 진행되도록 유도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강 의원은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강 의원은 입시 비리 의혹과 연구윤리 문제와 관련해 경북대 측의 자체적 조사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3일 대구교육청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