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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100일을 맞아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렸다.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연석회의(연석회의)는 장애인, 보건·복지, 인권, 공공기관 통폐합, 환경 등 분야에서 대구시정이 전반적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1일 오전 연석회의는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표 100일’이 인권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사회혁신 정책 퇴행과 일방통행 불통행정으로 점철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일방적인 시정 운영 견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홍준표 시장은 파워풀 대구를 외치고 있다. 어떤 파워풀인지 지나가는 택시기사도 물어보시더라. 우리가 생각하는 파워풀 대구는 이것이다. 파워풀한 역주행 대구가 바로 홍준표 시장 100일의 지금 상황“이라며 “홍 시장은 불통과 인권·기본권을 침해하는 시정을 펼쳤다. 시정은 혼자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짚었다.
홍 시장 취임 후 대구시는 각종 조직이나 기관을 통폐합하고 채무 감축을 추진하면서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그 과정에서 보건·복지·인권 등의 행정과 정책이 유탄을 맞았다. ▲장애인 인권 및 복지 ▲보건·복지 등 사회공공성 ▲인권 행정 ▲노동 및 공공기관 통폐합 등 연석회의가 꼽은 ‘홍준표표 시정 100일’ 사이 퇴행한 5개 분야 중 4개 분야가 대구시의 긴축 기조와 맞닿아 있다.
장애인 인권 및 복지 정책에선 사회복지기금 폐지와 장애인차별금지 및 인권증진위원회 폐지 등을 통해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장애인 정책 방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선거기간부터 홍 시장 측에 지역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 테이블 마련을 요구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구시가 긴축 기조를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홍준표 시장 취임 100일의 행정은 장애인을 지워가는 지우개 행정“이라며 “지역사회 공공돌봄 체계를 마련해 장애인이 인권침해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시정을 펼치시라“고 촉구했다.
보건·복지 등 사회공공성 분야는 제2대구의료원 설립 추진이 일시에 멈춘 것이 대표적인 퇴행 사례로 꼽힌다. 홍 시장은 제2의료원 건립 대신 현 의료원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대구의료원에 경영기획본부를 신설해 본부장으로 측근 인사를 내려보냈다. 동시에 경북대병원 본원 이전을 위해 TF팀을 꾸렸다.
은재식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속도전으로 밀어붙여 졸속으로 추진한 각종 정책 부작용은 대구시민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재정 절감 한다면서 시장 관사를 유지하는 내로남불 등 고집불통 시장의 100일 상징이 되고 있다. 50년 미래 대구 과대광고 중단과 사회공공성 강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인권 행정의 퇴행은 동인청사 앞 1인 시위 및 기자회견 제한과 전국 최초 인권위원회 폐지를 통해 가시화됐다고 지적된다. 홍 시장은 취임 후 동인청사 앞 마당이 대구시청사에 준하다면서 시위나 기자회견을 제한하는 조치를 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일방적으로 인권위원들에게 위원회 폐지를 통보했다.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장은 “왜 대구시정에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느냐. 왜 시민의 목소리를 막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느냐“며 “지방행정에 있어 대구시민의 인권증진과 인권 존중을 위한 철학과 태도가 행정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는 일방적인 공공기관 통폐합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했다. 10월초 동시다발적으로 통폐합 공공기관이 출범했지만, 통폐합 과정에서 공공기관 공공성 강화에 대한 논의는 빠진 채 재정건전성 확보에만 매몰됐다는 게 노동게의 우려다. 통폐합이 무산된 엑스코나 대구테크노파크는 조직과 인력 감축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윤기륜 공공운수노조 대구지하철노동조합 위원장은 “홍 시장은 공공기관 통폐합의 목적으로 조직 및 재무구조 혁신을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를 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공공기관 공공성 강화는 실종됐다“며 “다른 기능을 수행해 왔던 이질적인 집단을 하나로 묶어 간판만 바꿔단다고 진정한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정책은 토건으로 점철될 우려가 제기된다. 홍 시장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 50년 사업이 제대로 전개되면 향후 20년 동안 대구를 중심으로 토목 공사가 100조 가량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사회단체는 홍 시장이 추진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맑은 물 하이웨이, 비슬산·팔공산 케이블카 사업 등이 토건으로 인한 환경 파괴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각종 부서를 통폐합하고 각종 위원회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결국 홍준표 시장이 하고자 하는 바는 토건 삽질“이라며 “70년대 개발주의 시대에 사로잡혀 대구시정을 과거로 퇴행시키고 있다. 대구를 어두운 개발주의 시대로 밀어넣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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