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비중 높은 대구 중견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심각

14:31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지역 중견기업들이 인력 확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대구시가 발표한 ‘대구 중견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중견기업은 2,789명을 채용했지만, 퇴사자가 2,090명에 달해 인력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제조업 중에도 자동차 산업 비중이 매우 높고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구직자의 취업난과 중견기업 구직난 사이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심각했다.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지역 전체 중견기업 122개 사(2020년 결산 기준) 중 설문조사에 응한 90개 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구에 본사를 두면서 겪는 주요 애로사항 중 ‘인력 확보’가 48.9%로 기타 응답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한 중견기업의 지난해 채용인원 2,789명 중 지역(최종학력 소재지 대구·경산) 출신은 75.2%였다.

전체 122개 사 중 제조업은 47.5%(58개 사), 비제조업이 52.5%(64개 사)로 나타났으며, 제조업 중에서도 자동차가 50%, 기계장비가 15.5%, 1차 금속이 13.8% 순으로 구성돼 있었다. 비제조업은 도매업이 37.5%, 건설업이 12.5%, 부동산업이 12.5% 순으로 구성됐다.

인력 구성에서도 제조업 평균 근로자 수가 비제조업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근로자 수는 비제조업에 비해 약 3.8배 높으며, 기업 평균 남녀 비율은 약 9대 1로 여성이 현저히 적었다. 1개 기업당 평균 정규직은 239.1명, 비정규직 22.6명으로 기업 평균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8.6%였다. 또한 기업당 평균 기술‧생산직 157.6명, 사무·관리직 46.0명, 연구·개발직 29.0명, 영업·마케팅 20.0명, 기타 12.9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돼, 기술‧생산직 비율이 특히 높다는 특징도 보였다.

신산업 추진 현황에서도 자동차 분야 비중이 높았다. 신산업을 추진 중인 중견기업은 10곳 중 4곳(41.0%)으로 신산업 추진 분야는 미래차 산업(55.9%)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에너지 산업(14.7%), 로봇 산업(8.8%), AI·빅데이터 산업(5.9%) 순이었다.

해당 조사에 자문을 담당한 이재민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대구지역 중견 제조업에서 ‘자동차 산업’ 비중이 상당히 높다. 다음으로 높은 비중인 ‘기계장비 및 1차 금속 제조업’도 자동차 관련 산업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자 및 제약 산업 등 다른 고기술 제조업의 비중이 낮은 것은 대구지역 제조업의 취약함을 나타낸다. 이는 현재 추진 중인 신산업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미래차 산업이 주요 신산업으로 대두되는 것은 대구지역 산업 다양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